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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 인간들의 미래 지팡이 ‘명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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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7. 03. 17:52

(43) 명아주 그림
명아주 그림
장맛비가 시작된 이후로 밖은 온통 풀천지다. 바야흐로 잡초 뽑고 돌아서면 다시 풀밭이 된다. 온갖 풀들이 경쟁적으로 고개를 내미는 공간에 유독 우뚝 존재감을 뽐내는 잡초가 있다. 미국 연구진에 의해 영양 증진과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슈퍼푸드'로 지정된 '명아주'다.

예로부터 전쟁이나 흉년이 들어 먹을 게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굶주림을 벗어나게 해준 것도 명아주였다. 아무리 척박한 곳이라도 대지를 뚫고 나와 튼실한 줄기와 푸른 잎을 선보이니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선조들에겐 구명줄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명아주가 구황식물(救荒植物)의 역할을 넘어 현대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미래 건강을 책임지는 슈퍼푸드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명아주에는 식이성 섬유, 마그네슘, 다양한 아미노산, 바타민 A, B1, B2, C, K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항염, 항바이러스,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여러나라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명아주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생장조건이 맞으면 키가 2m 가까이 자라는데, 이 명아주를 뿌리채 뽑아 만든 지팡이가 그 유명한 청려장(靑藜杖)이다. 신라시대부터 사용한 기록이 있는 청려장은 지금도 노인들에게 특별한 선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어려서는 나물과 국거리의 재료로, 몸 전체에 가득한 유익한 성분은 건강을 지켜주는 약용으로, 생장을 마친 굵은 줄기는 청려장으로 쓰여지고 있으니 명아주야말로 한해살이 동안 온몸을 바쳐 우리 인간에게 헌신을 하고있는 것이다. 명아주가 청려장이란 이름으로 우리 몸을 지탱해 주었듯이, 슈퍼푸드의 막강한 파워로 인간들의 미래 지팡이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든든하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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