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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부진 탓에 홀로 역성장한 삼성증권…‘발행어음 인가’로 재도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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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8. 13. 17:28

리테일 성과에도 상반기 수익 뒷걸음질
실적 반등 위한 전 사업 고른 성장 필요
대주주 리스크 해소, 사업자 선정 긍정적
금감원 '내부통제' 점포 실태조사 변수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통한 재도약을 구상하고 있다. 기업금융(IB)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중장기적인 성장을 꾀하겠다는 건데, 강점 사업인 리테일에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 전 사업에서 성장을 시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주요 상장 증권사들 중 홀로 순이익이 줄었다. 국내 주식시장 강세로 위탁매매 등 리테일 부문에서 성과를 이뤘음에도, IB 부문에서 20% 가까이 역성장한 영향이 컸다. 발행어음 사업이 보다 필요해진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도 발행어음 인가가 현실화되면, IB 사업과 동시에 수익 제고 전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법 리스크 해소 등을 근거로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지만,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앞서 삼성증권은 올해 2분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통제와 관련해 거점 점포에 대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1% 줄어든 6433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상장 증권사들(미래에셋·한국금융·NH투자·삼성·키움증권) 중에서는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호황기를 누렸음에도, 상응하는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는 IB 부문 수익 때문인데, 여타 상장 증권사들은 금리인하에 힘입어 IB 수익을 1년 전보다 최소 20% 가까이 늘렸지만 삼성증권은 오히려 19% 감소했다. 리테일 강자로서 위탁매매 수익을 끌어올렸음에도, 전체 실적을 떠받치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결국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리테일뿐 아니라 IB 등 사업에서의 고른 성장도 필요하다. 이는 삼성증권이 3분기 들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한 배경이기도 하다. 기업금융 사업을 강화해 IB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기업·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하고 있는 증권사들을 살펴보면, 조달 자금을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총액 인수할 때 활용해 수익을 창출했다"며 "이처럼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IB 수익 전반에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2017년 초대형 IB 지정 이후, 약 8년 만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신청에 나섰다. 자기자본 요건인 4조원은 이미 넘었지만, 이재용 회장의 '부당합병' 재판으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발목이 잡혀있던 탓이다. 삼성증권이 자기자본 빅5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했던 주된 이유다.

최근 이 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은 만큼, 업계에선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대주주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발행어음 사업자 발표를 신청 이후 3개월 이내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금융 사업 강화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에, 최소 2곳 정도는 인가를 받을 것 같다"며 "사업에 신청한 증권사 모두 조금씩 결함이 있지만, 최근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 해소 등을 고려한다면, 삼성증권과 하나증권 정도가 가능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이 해소됐지만, 내부통제 관련 사항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지난 4월 대형화된 거점 점포들에 대한 검사를 받았다. VIP 고객 비중이 높은 곳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돼 왔는지 등에 대한 조사였다.

현재는 검사 이후, 금감원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만약 위규 행위가 발견된다면, 발행어음 사업 인가도 힘들어질 수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결국은 금융위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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