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댄스·복잡한 세계관 대신 음악적 개성으로 승부
대형 글로벌 투어 대신 디지털 플랫폼으로 팬덤 확장
"K-팝 다양화 한 축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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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면 RBW의 '원위'는 밴드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대형기획사의 '댄스 중심 K-팝'과 차별화가 되고 있다. '원위'는 최근 미니앨범 '메이즈: 애드 아스트라'(Maze: Ad Astra)를 발표하고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존재감을 확장했다.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에 참여해 '음악으로 승부하는 밴드형 아이돌'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했다.
페이버엔터테인먼트의 'W24'(더블유트웬티포) 역시 록과 팝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운드로 자신들만의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W24는 전국 투어와 해외 공연을 병행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등 음악 중심의 서사형 운영으로 중소 기획사의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되고 있다.
린브랜딩의 신예 걸그룹 '키라스'는 데뷔곡 '킬 마 보스'(Kill Ma Bo$$)에서 힙합과 알앤비를 결합한 '카우걸' 콘셉트를 선보였다. 기존 걸그룹이 주로 활용하던 '청순'또는 '파워풀'같은 극단적 이미지를 벗어버리면서 새로운 팬층을 흡수할 여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퍼포먼스 중심의 전형적 댄스 음악에서 벗어나 음악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데 힘을 쏟는 중소·중견 기획사들이 주목 받는 이유는 K-팝이 세계관 중심의 거대한 서사에서 벗어나 점점 음악 중심, 개인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멤버들이 제작에 참여하고 팬과 교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복잡한 세계관이 아니라 멤버들의 경험과 가치관이 팬덤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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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K-팝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의 경쟁이 아닌 정체성의 경쟁으로 시장의 구도가 바뀌면서 질적 성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외형을 넓혀가는 동안 중견 기획사들은 음악성과 팬덤의 깊이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K-팝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축이 바로 이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