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3200억 규모 교환사채 발행 취소…외부 차입 등 검토”

24일 이사회서 EB 발행 계획 전면 철회
"주주가치 제고 및 시장 신뢰회복 노력"

태광산업 CI. /태광산업

태광산업이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발행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커지고 정치권 및 시장의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계획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은 외부 차입 등 다른 방식으로 신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24일 태광산업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 발행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과 시장 여건의 변화,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환사채 발행을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 6월 자사주 24.41%를 교환 대상으로 한 3186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해당 자금을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발했고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교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자사주가 교환 대상인 교환사채 발행은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낳아 기존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10일 법원은 이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으나, 태광산업은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발행을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섬유 산업의 구조적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로 근본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그동안 추진해 온 일부 신사업 구상들이 지난해 구체적 단계에 이르게 됐고, 올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과 애경산업을 인수하는 본계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조선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신사업 진출과 사업구조 재편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태광산업은 "가동을 중단한 생산시설의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 태광산업은 업황 악화에 대비해 3.5개월치 예비운영자금 5600억원도 확보해 둬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태광산업은 사업 재편과 운영자금 확보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한층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