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SC07017 | 0 | | 서울관광재단이 시범 운영한 'ARTS IN SEOUL' 아트투어 남산 코스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서울관광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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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남산, 한남, 이태원 일대에서 새로운 공간을 발견했어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서울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온 푸자 몰 씨는 최근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한 'ARTS IN SEOUL(아츠 인 서울)' 아트투어를 체험한 뒤 이와 같은 소감을 전했다. 몰 씨는 "전시를 관람하고 아트 페인팅을 체험하고, 직접 만든 기념품을 바로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열기로 서울의 랜드마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K-아트'가 한국 여행을 이끄는 새로운 동기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중 특히 글로벌 MZ 여성들이 미술·전시와 연계한 한국 예술 여행에 강한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BTS가 좋아서, '케데헌' 속 남산이 궁금해서 서울을 찾던 외국인들이 이제 '이불' 작가의 전시가 보고 싶어서, 전통 공예를 체험하고 싶어서 서울에 온다는 뜻이다.
 | JIN (45) | 0 | | 아트투어 한남 코스. / 서울관광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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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은 지난 10월 22일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울 예술관광 코스인 'ARTS IN SEOUL'을 시범 운영했다. 남산, 성북, 한남, 정동, 삼청 등 5개 아트투어 코스에서 14차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남산 코스는 서울남산국악당 전통공연, 피크닉 갤러리 전시 관람, 성북 코스는 간송 미술관 해설 프로그램과 전시, 스님과 차담을 포함한 길상사 템플스테이로 구성했다. 한남 코스는 리움미술관 도슨트 투어와 전시 관람, 남산 전망의 루프탑 카페 체험, DIY 인형 페인팅 체험, 정동 코스는 정동 근대건축 도보 해설투어, 국립정동극장 국악 뮤지컬 관람으로 꾸몄다. 삼청 코스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도슨트 투어, 국악 원데이 클래스와 전통 공예 체험 등으로 구성했다.
 | L1630422.JPG | 0 | | 아트투어 삼청 코스에서 외국인 참가자가 전통 공예 체험을 하고 있다. / 서울관광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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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코스가 보유한 예술 시설과 문화 콘텐츠를 조합해 외국인들에게 서울 예술관광의 매력을 알린 이번 시범 운영은 미술·전시와 여행을 연계하는 아트투어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어 전문 해설사가 함께해 언어적 장벽을 낮췄고, 외국인이 예약 경로를 찾기 힘든 전시와 체험을 포함해 관심도를 높였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말이 나왔다.
성북과 삼청 코스에 참가한 카 호운 신 씨는 "직접 동네를 돌아다니며 하는 아트투어는 처음"이라며 "삼청동 투어가 너무 재미있어서 성북 투어도 했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온 그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길상사에서 스님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 것"이라며 "직접 만든 단청 키링을 볼 때마다 서울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시범 운영에는 현재까지 총 36개국 126명의 외국인이 참가했다. 프랑스, 미국 등 구미 국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 가운데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국이 그 뒤를 이을 만큼 아시아권에서의 선호도도 높게 나타났다. 참가자 중 20~30대 비율이 86.4%, 여성 비율이 94.4%로 높은 것도 특징이다. 최근 젊은 여성 여행객들은 단순한 자연 경관보다는 예술과의 상호작용, 문화 콘텐츠 체험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류를 이끌고 있는 K-팝과 K-드라마 이상으로 K-아트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KakaoTalk_20251119_081729632_10 | 0 | | 아트투어 성북 코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들. / 서울관광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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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본에서 박물관·미술관을 30여 차례 둘러봤다는 아트투어 참가자는 서울에서도 예술과 연계한 여행 콘텐츠가 늘어나길 희망했다. 히로시마 대학의 장경재 교수는 "일례로 일본 나오시마의 이우환 미술관의 경우 미술관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가 된다. 외국에서 한국 예술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며 "언어적인 편의성을 높이고 체험적 요소를 강화한다면 서울 예술여행의 상품화도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울은 예술로 유명한 국제 도시들 못지 않게 문화적 잠재력이 뛰어난 도시로 꼽힌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은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화랑 수 4위, 공연장 수 4위, 국공립 뮤지엄 수 7위에 올라있다. 이에 비해 예술 관광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유치에 대한 민간 예술 시설의 인식이 저조하고, 외국인이 예술 상품을 쉽게 찾고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JIN (407) | 0 | | 아트투어 한남 코스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아트 페인팅 체험을 하고 있다. / 서울관광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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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은 민관 협력을 통해 예술 관광 활성화에 필요한 지원을 강화하고 보다 많은 외국인이 한국의 예술을 알 수 있도록 홍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강남 소재 갤러리를 도는 '서울 예술관광 아트셔틀'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국내 공연에 외국어 자막이 뜨는 스마트 안경을 도입해 호평을 얻는 등 성과를 만들어냈다. 앞서 출범한 국내 최대 규모 예술관광 민관협의체 '서울 예술관광 얼라이언스(SATA)'를 통해 협업을 진행하면서 예술관광의 생태계 구축, 관광객 유치, 경쟁력 강화, 인지도 확립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추진 중이다. 향후 서울 예술관광 플랫폼을 구축해 브랜드 홍보를 강화하고, 편의성을 제고하는 한편 예술 연계 여행의 상품화와 유통을 지원해 '글로벌 문화관광 수도'로서 서울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삼청A 등산센터 국악 (9) | 0 | | 아트투어 삼청 코스의 국악 체험. / 서울관광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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