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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베이루트로 이동하기 전, 이스탄불에서 두 가지 주요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아르메니안 사도교회 대성당에서 기도를 올렸고, 이어 전 세계 정교회의 영적 지도자인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함께 신적전례(divine liturgy)에 참석했다. 이번 방문은 총대주교가 기독교 주요 기념일을 맞아 보낸 초청에서 시작됐다.
아르메니안 성당에 입장한 교황은 향이 자욱한 가운데 남성 성가대의 성가를 맞으며, "비극적 역사 속에서도 이어온 아르메니아인의 용기 있는 신앙"을 언급했다. 교황의 첫 해외 사도 방문 두 번째 목적지인 레바논은 2019년 금융 붕괴와 2020년 베이루트항 대폭발 이후 국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인구의 약 3분의 1이 기독교인인 레바논은 바티칸이 중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지역이지만, 오랜 위기로 기독교 공동체는 크게 감소했다.
레오 14세는 오는 2일 베이루트항 폭발 현장을 방문해 침묵 기도를 올리고 유족을 만날 예정이다. 청년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수년간 이어진 해외 이주와 경제 붕괴 속에 실망감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촉발된 가자전쟁은 레바논 남부로 확산했다. 헤즈볼라는 2024년 9월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본격화했고, 이에 따라 4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 중재로 휴전이 성립됐지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재정비를 막기 위해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헤즈볼라는 교황 도착에 앞서 "레바논이 겪는 공격과 불의에 대한 교황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레바논 최대 기독교 정당 '레바논 포스'는 헤즈볼라가 "레바논을 또다시 전쟁에 끌어들였다"며 비판하고 있다.
14년 시리아 내전 속에서 수많은 기독교인이 해외로 떠났다. 지난해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이 바샤르 아사드를 축출한 뒤에는 종파 갈등과 소수 종교 공격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멜키트 가톨릭 사제가 이끄는 300여 명의 기독교인 대표단이 레바논으로 이동해 교황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고 청년 집회에 동행할 예정이다.
대표단 일원인 디마 아와드(24)는 "우리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교황의 위로가 필요하다"며 "레바논처럼 시리아에도 와서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