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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마인물형 토기 고향김해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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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승인 : 2025. 12. 03. 17:19

김종근 전 김해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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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근 전 김해시의원
우리는 '가야'라는 단어를 간혹, 삼국시대 전기의 특정 단일 국가로 오인해서 사용하고는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조금 복잡하다. 전기에는 현재의 김해시를 중심으로 한 가락국, 후기에는 고령군을 중심으로 한 대가야가 대표적이다. '가야'라는 단어는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동시 일시적으로 공존하고 교체된 여러 소국의 연합체를 가리키는 이름인 것이다.

금관가야 이후 김해 일대는 신라에 편입되어 주요 농업 생산지로 기능했고 고려를 거쳐 조선 전기에 이르러서는 남해 해상 교통과 대일 교류의 전초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지역 정체성의 설득력은, 역사적 맥락이 얼마나 유지되었는가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역사적 서사와 맥락을 떠받침해 줄 수 있는 문화재가 출토된 지역에서 벗어나 있게 되면 그 문화재는 역사적 탈맥락화에 따른 해석적 단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역 문화재는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이어주는 실질적, 정신적 증거물인 것이다.

하지만 김해 지역의 역사적 맥락의 증거물인 '기마인물형토기' 국보 제275호는 현재 원 출토지인 김해가 아닌 경주에 있다. 김해에 중심을 두고 활동하였던 금관국의 상징 유물이 원 주소지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영국이 나이지리아와 그리스에서 반출한 베닌 브론즈와 엘긴 마블의 반환 요구 사례나, 베니스 헌장 7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원칙처럼 '역사적 맥락 회복'을 위한 요구와 논의는 국제적으로도 꾸준히 확산해 왔다. 피의 역사로 서두가 쓰인 역사적 맥락의 어긋남을 바로잡기 위한 각종 국제적 노력이 무색하게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 역사적 맥락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에는 국립김해박물관의 개관 전이었기에 '기마인물형토기'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관하며 유지하였으나 이제 김해시는 국립김해박물관으로 하여금 그럴 여력이 된다. '기마인물형토기'의 원 수장자인 국은(菊隱) 이양선 선생은 해당 유물의 출토지를 '전(傳) 김해 덕산' 이라고 분명하게 작성하였다. 생전 우리 고유 문화재의 해외 반출 저지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국은 선생의 정신이야말로 문화재가 가진 지역 정체성과 역사적 맥락의 중요성을 가장 강력하게 증명하는 것이다.

문화재 반환을 외치는 김해 시민의 목소리는 역사적 맥락의 유지와 지역 정체성 회복을 위한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다. 그동안 국립경주박물관이 '기마인물형토기'를 안전하게 수장, 전시해 온 노력에 존중과 경의를 표하며 공동 연구, 순회 전시 등 상생의 방식을 마련하되 최종적으로 '기마인물형토기'가 원지 김해로 환원되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기를 요구하는 바이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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