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한일 新경제연대 시대 열었다… 키플레이어로 빛난 최태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09010004410

글자크기

닫기

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12. 08. 17:57

한일상의 회의 연대·공존 논의 주도
공통의 구조적 문제 해결 협력 한뜻
관계 정상화 등 민간 경제외교 넓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구체적인 한일 경제협력의 분야를 언급하면서 양국 경제계는 연대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역 등 단순히 경제 협력에 그쳤던 과거와는 달리 연대와 공존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한일 민간 외교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며 협력의 새로운 판을 짜는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AI·에너지…'공동 생존전략' 모색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국 경제계의 협력 논의는 첨단기술과 에너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소재·장비, 2차전지, AI 인프라, 수소·원전 등 미래 산업 전반에서 양국의 협력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최 회장이 양국의 LNG 공동 구매를 언급한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에너지 종류와 구매 스케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얼마나 어디서 살 것인지 등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라며 "이렇게 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오고 가격이 싸다든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든가 하는 그런 장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과 협력할 때 어려운 점은 많은 사람이 다 그 의견에 동의해야만 일이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며 "누가 좀 먼저 나서서 끌고 가는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기가) 조금 힘들기 때문에 (우리가) 이야기를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양국 상의는 공동성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마주한 공통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공동 성명에는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 저출산·고령화 공동 대응, 문화교류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최태원, 한일 경제 연대 키플레이어로한일 경제 협력 논의가 복원되는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 행보는 사실상 '선발주자' 역할을 해왔다.

양국 경제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2018년), 일본의 수출 규제(2019년)로 최악의 갈등을 맞았던 상황에서 정치·외교 갈등은 경제 협력 자체를 위축시켰다. 교역과 투자 흐름은 급격히 둔화됐고, 기업들은 핵심 소재 공급망 불안에 직면했다.

그러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기술 경쟁 심화 등 대외 환경 변화는 양국 모두에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각인시켰고, 이러한 인식 속에서 최 회장은 자연스럽게 한일 경제 협력의 주된 연결축이 됐다. 무역갈등과 코로나19가 겹쳐 사실상 멈췄던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가 2023년, 6년만에 재개되며 양국 민간 협력의 공식 채널이 다시 열렸다. 양측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 협력, 공급망 정비, 지방 교류 활성화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통해 관계 정상화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회의는 매년 이어지고 있으며, 정권 교체나 외교 현안에 따라 경제협력 흐름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도화된 '셔틀 경제 외교'가 중요하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오사카에서 열린 회의에서 최 회장은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과거의 협력을 재정비하고, 미래 100년을 함께 설계하자"고 제안하며 협력을 장기 비전 과제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또 지난 5월에는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당시 총리를 예방해 보호무역주의 시대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직접 강조하며 민간 경제외교의 폭을 넓혔다.
김정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