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발단…"표적 규제" vs "정당한 법 집행"
301조 철회에도 ISDS 절차는 계속…美 투자사 연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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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9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에서 "한국 정부의 쿠팡 처우와 관련해 제출했던 301조 청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투자사들은 최근 몇 주 동안 USTR과의 논의를 통해 한국 정부의 조치가 쿠팡과 같은 미국 기술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위협을 설명해 이 문제가 양국 정부 최고위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쿠팡 美 투자사들, 무역법 301조 청원 철회...USTR 광범위 조사 예고에 전략 선회 "개별 청원 실익 없다"
투자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USTR이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청원 철회의 배경으로 들었다.
이들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정부의 대응은 한국이 무역 약속을 준수하도록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며 "정부 차원의 포괄적 접근이 마련되는 상황에서 단일 기업에 초점을 맞춘 청원은 중복될 수 있다(redundant)"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통상 당국자들의 공개 발언을 언급하며 한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에 따라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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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다. 약 337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이후 한국 정부는 고강도 조사와 감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한 차별적이고 징벌적인 규제를 가했다고 반발해 왔다.
투자사 측 법률 대리인인 커빙턴은 한국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과 직접 관련 없는 노동·금융·관세 등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 조사를 벌이며 사실상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투자사 측은 특히 김민석 총리가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로 시장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발언한 점 등을 적대적 캠페인의 사례로 제시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이번 사안을 통상 문제가 아닌 국내법 집행 문제로 규정하며 "주권 국가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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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조 청원 철회와 별개로 한·미 FTA에 근거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절차는 계속 진행된다.
투자사들은 "국제 협정에 따라 미국 투자자와 기업은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이 원칙을 계속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지난 1월 22일 한국 정부에 ISDS 중재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90일 간의 '냉각 기간(cooling-off period)'이 진행 중이다.
에이브럼스캐피털(Abrams Capital)·듀러블캐피털파트너스(Durable Capital Partners)·폭스헤븐자산운용(Foxhaven Asset Management) 등 대형 투자사들이 지난달 11일 소송에 합류하면서 원고 측의 쿠팡 지분은 약 6.26%로 확대됐다.
◇ 쿠팡 사태, 한·미 디지털 통상 갈등 새 변수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통상 정책과 맞물리며 한·미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J.D. 밴스 부통령이 1월 23일 미국 백악관에서 이뤄진 김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고,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달 23일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를 불러 비공개 조사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청원 철회가 갈등의 종결이라기보다 개별 기업 분쟁을 넘어 미국 정부 차원의 대(對)한국 디지털 통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투자사들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투자자와 기업이 국제 협정에 따라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이 결국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