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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30일 실시된 대선 개표율은 97%에 달했다. 테구시갈파 시장을 지낸 67세의 아스푸라 후보는 40.52%를 기록하며, 4만2100표 차이로 39.18%를 얻은 방송인 출신 살바도르 나스랄라 후보를 앞섰다. 두 후보는 개표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이날 오후 들어 아스푸라가 소폭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여당인 자유당(Libre)의 후보이자 전직 좌파 장관인 릭시 몽카다는 19.32%로 3위를 기록했다. 몽카다의 지지율은 선두 두 후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아나 파올라 할 CNE 의장은 "외부 감사를 포함한 기술적 조치를 시행한 뒤 데이터 갱신을 재개했다"며, 후보들에게 필요한 경우 "법적 이의를 제기할 준비를 하라"고 밝혔다.
앞서 CNE는 88% 개표 단계였던 지난 금요일 오후 집계를 중단한 바 있다. 제출된 개표 자료 가운데 16%에서 불일치가 확인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속되는 지연과 혼란은 국제 참관단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나스랄라 후보는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으며, 몽카다 후보는 "선거 전체를 무효화해야 한다"며 시위와 파업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테구시갈파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은 이날 비교적 평온했다. 그러나 2017년 대선 당시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최소 16명이 숨졌다는 유엔 보고서가 여전히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당시 전체 사망자는 약 30명에 달했다.
올해 투표 당일은 비교적 평화롭게 치러졌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계속 요동쳤고, CNE는 집계 지연의 원인을 "전자 개표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개입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 트럼프는 아스푸라를 강하게 지지하면서 개표 초반부터 부정 의혹을 제기했고, 다른 후보가 승리할 경우 온두라스에 대한 미국 자금 지원을 줄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투표 직전에는 아스푸라의 국민당(National Party) 소속이었던 전직 대통령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를 사면하겠다고 발표해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마약·무기 밀매 혐의로 징역 4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