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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에 내년까지 K2전차 54대, K808 차륜형장갑차 '백호' 141대 등 지상장비 195대를 도입한다는 내용의 전차·장갑차 총괄합의서를 페루 정부와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앞선 해외수출 단가를 고려할 때 최종 계약 규모는 2조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총괄합의서에 이어 이행계약까지 체결되면 국산 전차의 중남미 첫 수출을 기록한다. 국산 전차 완성품의 해외 전체 수출 사례로는 폴란드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합의는 페루의 육군 지상장비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페루 육군의 주력 전차는 T-54·T-55 등 1950~1960년대 제작된 소련제 장비다. 부품 수급, 탄약 호환성, 정비 체계 등이 취약하고 현대전 수행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루는 지난 10여 년 간 전차·장갑차 대체 사업을 추진했지만 정치적 교체로 번번이 지연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장비 교체를 미루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M1A1·M1A2, 독일 레오파르트2 A4·A7 등의 도입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페루 정부는 서방의 최신 성능을 갖추면서도 합리적 예산으로 도입할 수 있고, 자동장전장치·사격관제·복합장갑·KAPS 능동방호 등 첨단 기능을 갖춘 K2전차를 선택했다. 특히 험준한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페루의 특성상 기동성과 고지형 운용 능력이 뛰어난 점도 페루 정부의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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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은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가 페루에서 원활히 전력화될 수 있도록 장비 획득과 운용 전반에 필요한 교육훈련 및 군수지원 사항들을 폭넓게 지원해 장기적으로 페루가 중남미 지역의 방산 허브로 도약하는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다만 총괄합의서 단계로, 실제 물량·단가·현지 생산 비율 등을 확정하는 이행 계약 체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중남미 특유의 정치·경제적 변동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지난해 6000만 달러 규모의 차륜형장갑차 30대 공급 사업을 수주하며 페루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이번 협약을 통해 차륜형장갑차 후속 물량은 물론 전차 수주까지 눈앞에 두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 유일 전차 생산 기업의 사명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매진해 국정과제인 방산 4대 강국 진입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