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제때 못 만드는 산업역량 붕괴… "중국은 전방위 증강”
펜타곤, 중국과의 전쟁 시뮬레이션...“우리는 매번 진다" 거센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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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이 더 이상 가설도, 위협 평가도 아니다.
뉴욕타임스(NYT)가 펜타곤 기밀 보고서 '오버매치 브리핑 (Overmatch Briefing)'을 입수해 지난 8일 공개한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오버매치'는 현대 군사 전략에서 상대방보다 압도적인 이점을 가지는 개념을 뜻한다.
'오버매치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는 모든 주요 전쟁 시나리오 - 대만해협, 남중국해, 서태평양 전면전 - 에서 "미군이 중국군에게 일관되게 패배한다"는 충격적인 결론을 제시하고 있으며, NYT는 취재를 통해 미군 내부적으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이는 2차대전 이후 유지돼온 美 군사력·산업력 우위 체계가 역사상 처음으로 본질적 균열을 드러낸 것이자, 미국의 글로벌 패권이 산업 기반 붕괴로 인해 실제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군함도 제때 못 만드는 미국"… 무너진 '민주주의 병기창 (Arsenal of Democracy)'
NYT 8일 보도에 따르면, 펜타곤 내부 보고서가 내린 가장 뼈아픈 진단은 명확하다.
"우리는 더 이상 충분한 속도로 군함을 생산할 수 없다."
미국 해군은 최신 구축함(Arleigh Burke Flight III), 원자력 잠수함(버지니아급), 항모에 이르기까지 모든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한때 세계 최대 군수산업 클러스터였던 미 조선·조선기술 생태계가 인력 부족·부품 공급망 파괴·기술 고령화로 사실상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 방산 생산 인프라 붕괴는 △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 건조 주기는 1척당 24~30개월 지연, △ 콜럼비아급 전략핵잠수함(SSBN)의 "미 해군 역사상 가장 위험한 지연"으로 평가, △ 美 주요 조선소 생산능력의 1990년 대비 절반 이하라는 충격적인 전력 공백을 가져오고 있다고 NYT는 '오버매치 브리핑'을 인용하여 보도했다.
반면 중국은 단 한 해에 전함·경항공모함·구축함·호위함을 포함해 20~30척을 찍어내는 '군함 공장' 체제를 구축했다. 미 해군 장성들은 "함정 수에서 중국의 압도적 우위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추세"라고 인정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중국은 전투보다 생산에서 승리한다"
NYT는 "중국은 이미 "미래전=산업전"이라는 명제를 완전히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다"며, "시진핑 체제는 미국이 냉전 승리를 가져온 방식, 즉 국가 주도의 초대형 산업·기술 총동원 체계를 21세기형으로 복원했다"고 다음과 같은 통계치를 제시했다.
즉, △ 조선소 자동화율: 미국 대비 3~5배 이상, △ 군사용 반도체·레이더·전자전 부품, 70~80% 국산화, △ 미·중 전쟁 시나리오 기준 탄약·미사일 비축량의 경우 미국 대비 5~7배에 이른다
美 전략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고 NYT는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미국은 탄약이 부족해지고, 중국은 생산량을 더 늘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과정에서 155mm 포탄 생산의 한계를 이미 드러냈다.
월 2~3만 발 생산에 머무르던 미국은 "연말까지 10만 발"이라는 목표를 잡았지만, 중국은 이미 월 30만~40만 발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타곤 시뮬레이션의 암울한 결론: "미국은 지는 패턴을 반복한다"
NYT가 8일자 공개한 문서는 전쟁 게임 결과를 다음처럼 요약한다.
△ 대만해협 시나리오: 중국군 장거리 타격·미사일 집중포화에 美 항모전단 구조적 취약 노출 → 美 해군 조기 손실
△ 서태평양 확전: 美는 보급·수리·회복 능력 부족으로 지속전 수행 불가능
△ 산업력 경쟁: 전면전 발발 6개월 이후 중국이 함정·미사일·드론 생산량에서 압도
핵심은 '전력(파워)'이 아니라 '지속성(sustainability)'이다. 전쟁은 하루의 화력 경쟁이 아니라, 몇 달·몇 년을 버티는 총체적 산업경쟁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깨달은 미국: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산업기반"
NYT는 8일 보도에서, "미국은 여전히 스텔스 전투기, 잠수함 기술, 정찰자산 등에서 세계 최강의 기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기술보다, 만들 수 있는 양이 적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국가방산전략(National Defense Industrial Strategy)'을 따로 발표하며, "산업력 재건 없이는 중국을 억제할 수 없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미국은 실리콘밸리식 스타트업 모델을 군수 영역에 이식하려는 '팔란티어·앤듀릴식 방산혁신 모델'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대형 조선소·방산업체의 고령화·기술 유출·투자 부족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에 주는 경고와 기회… "K-방산에 도약 창(窓) 열렸다"
미국의 방산 기반 붕괴는 동시에 한국 K-방산에 전략적 기회다.
K-방산 전문가인 이준곤 교수(건국대, 방위사업학과)는 △ 미국·유럽이 군함·탄약·지상전력 생산을 한국에 의존할 가능성 확대, △ 동맹국 공동생산 패키지(G2G+산업기여 모델) 선호, △ K2·K9·KSS-III·KDDX 등 한국형 플랫폼 수요의 급증 가능성이 있다고 11일 인터뷰를 통해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준곤 교수는 "특히 '전쟁 지속능력(industrial sustainment)' 분야에서 한국만큼 안정적 생산라인을 갖춘 국가는 드물다는 글로벌 평가가 잇따른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이 산업력 취약을 이유로 한국·일본에 더 많은 역할·부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졌으며, 실제 미 의회에서는 "동맹국 생산능력을 미군 전력 보조에 직접 통합하자"는 논의가 이미 시작됐다고 이준곤 교수는 언급했다.
패권의 진짜 싸움터는 "전장"이 아니라 "조선소"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불리한 이유는 단 하나다.
중국은 '싸울 준비'를 산업 차원에서 끝냈지만, 미국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
전쟁은 기술의 경쟁이 아니라, 만드는 나라와 못 만드는 나라의 경쟁이다. NYT가 공개한 펜타곤 기밀 보고서는 이를 가장 냉정하게 보여준다.
"미국은 중국과의 모든 시뮬레이션에서 진다. 패배의 원인은 전장에서가 아니라 공장에서 시작된다."
이제 세계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21세기 "민주주의의 병기창(Arsenal of Democracy)"은 누가 될 것인가?" 한국에게도 그 답을 쓸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