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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 앞세운 기획예산처… 재정운용 전문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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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5. 12. 28. 18:08

초대 장관에 이혜훈 전 의원 발탁
정부, 정책기획·집행균형 회복의지
단순 예산관리 넘어 성과중심 방점
재경부와 일부기능 중첩 우려 예상
내년부터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기획 기능이 분리된 기획예산처(기획처)가 새롭게 출범한다. 이번 개편은 예산 편성과 국가 재정 기획 기능을 전담하는 독립 부처를 신설해 재정 운용의 전문성과 전략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예산·재정·경제 정책을 한 부처가 동시에 쥐고 있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정책 기획과 집행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정부 조직 개편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28일 이재명 대통령은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기획처는 국가의 미래를 기획하는 전담부처로서, 복지와 성장 모두를 달성하고 지속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목표를 수행하는 곳인만큼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내년 출범하는 기획처는 1차관, 3실장 체제로 구성될 전망이다. 예산실·기획조정실과 더불어 기존 미래전략국을 확대 개편한 미래전략기획실이 신설되는 구조다. 예산 편성과 함께 중장기 국가전략을 그리는 기획 기능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다. 부처 약칭도 예산처가 아닌 기획처가 쓰인다.

이에 기획처는 단년도 예산 조정에 그치지 않고 국정 목표와 정책 우선순위를 재정에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전략 기획 부처'로서의 역할이 강조될 전망이다. 각 부처가 제출하는 사업을 재정 관점에서 평가·조정하고, 한정된 재원을 국가 전략에 맞게 배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이 핵심이다. 반면 기존 기재부는 재정경제부로 개편돼 거시경제, 금융, 세제 등 경제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운영 방향 역시 단순한 예산 관리에서 벗어나 성과 중심 재정 운용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인구구조 변화, 성장 잠재력 둔화, 재정 부담 확대 등 구조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재정 전망과 정책 효과 분석을 강화하고, 대형 국책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 복지 지출 등에 대한 사전·사후 평가 기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단기 현안 중심의 예산 편성 관행을 줄이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다만 출범 초기에는 한동안 정책 조정의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컨대 이날 이 전 의원이 초대 기획처 장관으로 발탁됐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등 최종 임명까지 통상 한 달 정도 걸리는 전례를 고려하면 장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내년 1월 2일 부처가 출범하게 된다. 당분간 대행 체제로 부처 운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또한 기획처의 일부 기능은 재경부가 담당하고 있는 정책 기획 조직과 중첩될 수 있어 양 부처 간 기획 기능 경쟁·조정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예산 기능이 분리되면서 경제 정책과 재정 운용 간 조율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기획처가 실질적인 재정 컨트롤타워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부처 간 협업 체계 구축과 권한·책임의 명확한 정립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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