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존중하는 태도, 가정·공동체 가치 강조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 포기 않는 자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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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인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 지도자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인물이다. 그는 혐의가 없음이 드러났지만 채상병 특검팀 수사로 세상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이 목사는 인터뷰에서 "교회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다"며 "가정·공동체의 가치를 수호하고 사랑을 실천할 때만 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마서 8장 28절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구절을 제일 좋아한다는 그는 "절대 긍정과 절대 감사가 자신의 신조"라며 새해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다음은 이 목사와 일문일답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회가 있다면.
"2025년은 우리 사회 전체가 쉽지 않은 시기이었다. 정치·경제·외교 환경이 모두 불안정했고, 무엇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정치적인 상황에 국민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비난과 고소·고발이 끝없이 이어지는 정치 풍토는 모두에게 정치적 불신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어떤 이슈를 가지고 서로 논쟁할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서 무엇이 문제이고, 상대편의 주장이 무엇인지 상대편의 입장을 신중히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 사회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는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 스스로가 돌아봐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예언자적인 사명도 감당해야 하지만, 소외받고 고통받는 약자를 사랑으로 돌보고 섬기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교회의 존재 목적이다. 교회는 화해와 용서로 갈등을 완화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교회가 어느 한쪽 편에 치우쳐 일방적인 주장을 하면 안 된다. 사회 전체의 안정과 연합, 일치, 공동체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교회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양쪽을 화해시키고 아우르는 모습을 보일 때,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선교 방식도 전환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고착되면서 교회의 사역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역시 과거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된 사회 환경에 맞는 선교와 목회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모이는 교회가 아니라, 열린 교회로 사회 속에 들어가 약자를 섬기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단절된 세대를 잇고 고립된 개인들을 살피며,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방향으로 사역의 중심을 옮기려 한다. 또한 디지털·온라인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교회에 직접 오기 어려운 이도 신앙과 공동체에 연결될 수 있도록 돕겠다."
-공동체의 가치가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
"가정과 공동체의 가치는 시대를 막론하고 사회의 근간을 이룬다. 개인의 자유와 선택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책임지는 공동체 의식이 약화돼서는 절대 안 된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태도,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적 배려,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감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다.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현실도 잘 알고 있다. 또한 교회 공동체에 대한 거부감이 누적돼서 크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교회를 통해 가정이 회복되고, 고통받는 이웃이 돌봄을 받으며,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교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나눔과 선교에 재정을 크게 쓰는 것으로 안다.
"우리 교회는 해마다 수입의 3분의 1(약 400억)을 구제와 선교에 사용해 왔다. 올해도 이 원칙에 따라 국내·외에서 다양한 나눔과 구제 활동을 이어왔다. 취약계층을 위한 생계·의료·주거 지원, 재난 상황에 대한 긴급 구호,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또한 해외 선교와 인도적 지원도 멈추지 않았다. 단기적 성과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현지 공동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좋아하는 성경 말씀이나 신조가 있다면.
"제가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말씀은 로마서 8장 28절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라는 구절이다. 이는 상황이 언제나 좋다는 뜻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말라는 긍정의 마음을 절대적으로 믿는 믿음의 고백이라고 생각한다. 이 말씀을 바탕으로 저는 오랫동안 '절대 긍정'과 '절대 감사'를 삶과 신앙 그리고 목회의 신조로 삼아 왔다. 절대 긍정은 단순히 현실을 회피하고 부정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다. 절대 감사는 결과에 매이지 않고 자신에게 맡겨진 모든 것, 즉 고난과 시련조차도 그대로 수긍하고 긍정하며 감사히 여기는 태도다. 이 두 가지는 크리스천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말씀해달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단지 성도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이 사회와 함께 숨 쉬며 책임을 나누고자 하는 공동체이다. 종교적인 가치와 신념을 떠나,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안정되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진정으로 작은 역할이라도 감당하고 싶다. 지금은 서로를 향한 비난보다는 관심과 이해가, 분열보다는 연합과 배려가 필요한 시기다. 각자의 자리에서 공동체를 생각하는 선택들이 모일 때 우리 사회는 조금씩 변화하고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그 과정에 동참하며,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긍정과 희망의 길을 찾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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