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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K-해양방산의 해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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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1. 08. 14:54

글로벌 해군 재편의 시간… ‘1000척 교체 시장’ 앞에 선 한국
‘배를 만드는 나라’에서 ‘해군 체계를 공급하는 나라’로
증권가 ‘조선/방산 2026 전망’.....군함 조선 특수 가속화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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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美 군수지원함 MRO 완료 (월리 쉬라호의 정비 전(아래)과 정비후(위)), 한화오션은 지난해 3월13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정비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출항시켰다고 밝혔다. 2025.08.18 사진=한화오션 제공
2026년은 한국 해양방산 산업이 주변부에서 중심 무대로 이동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 해군이 동시에 노후 전력을 교체해야 하는 구조적 시점에 진입하면서, 조선·방산 강국으로서 한국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숫자와 수요, 그리고 타이밍이 동시에 맞물렸다.

글로벌 조선해양 조사업체인 몬도르 인텔리젼스(이하 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 세계 해군 함정 시장은 구축함·호위함·잠수함 등 전력 전반에 걸쳐 2025~2030년 기간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북미·유럽·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노후 함정 교체와 해군 전력 현대화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해군 함정 시장은 단순 선박 건조를 넘어 전투체계 통합, 장기 운용·유지 능력까지 포함한 종합 플랫폼 종합 전투 플랫폼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해양방산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평가된다고 K-해양방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2026년 해양방산 전망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해군의 무기 구매 예산은 약 1590억 달러(약 22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단순한 예산 증가가 아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신규 전력 증강이 아니라, 이미 수명이 다한 함정들을 교체하기 위한 '필수 지출' 성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전 세계적으로 노후화로 교체가 필요한 군함 수가 1000척 이상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냉전 말기와 199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건조된 구축함·호위함·지원함들이 일제히 수명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함정은 단순 수리를 넘어 전면 교체가 불가피한 상태로 평가된다.

이 같은 교체 수요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조선 능력, 방산 설계 역량, 전투체계 통합 경험을 동시에 갖춘 국가만이 실질적인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국가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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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앞줄 왼쪽 세번째) 캐나다 총리, 김민석(앞줄 왼쪽 두번째) 국무총리, 김동관(앞줄 왼쪽 네번째)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 장영실함에 올랐다.사진=한화오션
'배를 만드는 나라'에서 '해군 체계를 공급하는 나라'로

글로벌 해군 시장의 성격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선체 건조 능력이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전투체계·센서·무장·지휘통제체계를 통합한 '완성형 플랫폼'을 제때 인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해군 조달 시장이 '최고 성능 경쟁'에서 '납기·양산·통합 역량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변화는 한국에 유리하다. 한국 조선·방산 산업은 이미 상선과 특수선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양산 경험을 축적해 왔다. 여기에 구축함과 잠수함 등 주요 해군 플랫폼을 독자 설계·건조·운용해온 경험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현실적인 해군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해양방산의 경쟁력은 단순히 '값이 싸다'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납기 준수, 대량 생산 능력, 체계 통합 경험이다.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KDDX) 사업을 포함하여, 장보고 KSS-III 대형 3000톤급 디젤-전지 추진 잠수함, 상륙함·지원함까지 축적된 설계·건조·시운전 경험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고 K-해양방산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특히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교수(한양대 특임, 전잠수함 함장)는 전투체계 통합과 실전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완성형 패키지' 제안 능력은 후발국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해군 조달 시장은 이제 '최고 성능'보다 '제때 인도되는 실전형 플랫폼'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 조선·방산이 가장 강점을 가진 영역이다. 이미 상선·LNG선에서 증명된 대규모 프로젝트 관리 능력은 군함 건조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함정 수출은 단발성 계약으로 끝나지 않는다. 인도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유지·보수·정비(MRO), 성능개량, 전투체계 업그레이드가 뒤따른다. 하나의 계약이 장기적인 산업 생태계로 확장되는 구조다. 해군 함정 시장이 '한 번의 수주'가 아닌 '30~40년짜리 파이프라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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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진=한화오션 제공
1000척 교체 시장, 이미 시계는 돌아간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해군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은 이미 책정되기 시작했고, 노후 함정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안보 과제가 됐다. 이는 경기 변동이나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될 수요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한국 해양방산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잘 만들기 때문"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배를, 정해진 시간 안에, 실전 운용이 가능한 상태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세계 해군이 요구하는 조건과 한국 산업이 가진 강점이 정확히 맞물리는 구간이 바로 2026년이다.

2026년, 해양방산이 국가전략 산업으로 격상된다

2026년은 K-해양방산이 단순 수출 산업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함정 수출은 단발성 계약이 아니다. 최소 30~40년에 걸친 MRO(유지·보수·정비), 무장 업그레이드, 전투체계 개량으로 이어지는 장기 파이프라인을 형성한다. 이는 조선·방산을 넘어 전자, 반도체, 센서, 소프트웨어 산업까지 끌어들이는 파급 효과를 낳는다.

이제 미국을 넘어 K-해양방산의 무대는 세계다. 1000척 교체 수요라는 전례 없는 시장 앞에서, 한국 해양방산은 '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 갈 것인가'의 단계에 들어섰다. 2026년, K-해양방산의 시계는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다. 2026년, K-해양방산의 시계는 이미 출항했다. 문제는 가능성의 유무가 아니다.

이 거대한 교체의 파도 속에서 한국이 어디까지 항해할 것인가, 이제 그 질문만이 남아 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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