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병원 개편, 네트워크 본사업, 어린이건강기본법 제정 등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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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아의료 체계의 정상화를 위한 국가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내 소아의료 시스템은 구조적 결함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미달, 응급실 '뺑뺑이' 사태, 지역 소아의료 인프라 악화가 맞물려 소아의료 전반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현재 정부의 소아의료 정책이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실제 소아 환자 상당수는 지역 1·2차 의료기관과 소아청소년병원에서 진료받으며 야간, 주말, 응급, 입원, 진료까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원이 상급병원에 쏠려있다. 그는 "현장의 핵심 인프라는 지역병원인데 인력과 재정지원은 상급병원에 집중됐다"며 "소아의료 현장은 인력 이탈과 재정 악화로 붕괴 위험에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전공의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전국 다수 수련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0명' 상태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낮은 수가, 과중한 당직과 응급 부담, 높은 의료분쟁 위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보상 구조로 많은 전문의들이 소아진료를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전체 시스템의 붕괴다. 최 회장은 지역 소아청소년병원을 의료전달체계의 '허리'로 표현했다. 그는 "소아의료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지역 소아청소년병원이 무너지면 상급병원으로의 환자가 몰려 전체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며 "2차병원과 1차병원이 각 기능에 맞는 역할과 보상이 설계된 분수효과형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 인력 유입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소아의료 인프라 부족은 물론 저출생과도 연결되는 문제"라며 "단순한 의료비가 아닌 국가 인프라 투자임을 정부와 국회 등이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달빛어린이병원' 개편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기준과 운영 방식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으로, 올해 기준을 마련한다고 예고했다. 최 회장은 "병원의 기능을 1·2형으로 세분화하고, 야간·응급 역할을 실제 수행하는 병원에 대한 대기 비용 지원 및 전문의 가산 도입이 실질적인 보상 체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범사업 중인 '소아의료 지역 협력 네트워크'의 본사업 전환을 촉구했다. 이를 법제화하면 119를 포함한 지역 보건 의료기관과 소아청소년병원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의료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구상이다.
'어린이 건강 기본법' 제정도 중점 과제 중 하나다. 최 회장은 "단순한 예산 지원 법안이 아닌 국가로부터 '건강하게 자랄 권리'를 보장받는 헌법으로 지정해 국가가 책임지는 필수 공공 인프라로 전환하는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소아의료 붕괴 속에서도 지난해와 같이 소아청소년병원은 어린이와 부모를 중심에 둔 진료를 수행하겠다"며 "소아진료체계를 정상화해 국내 미래를 함께하길 정부와 국회에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