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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력기기 3사, 美 관세 부담 끄떡없다… “AI 수요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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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1. 19. 16:36

미국 수출 관세 부담 판매 가격에 일부 반영
공장 증설에도 단기간 공급 늘리기 쉽지 않아
"'판매자 우위 시장'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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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
미국의 고율 관세 부담에도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변압기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관세 비용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시장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가 실적을 밀어 올리는 가운데 관세 변수마저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판매자 우위 시장'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업체들은 미국 수출 시 발생하는 관세 부담을 감안해 판매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지금은 관세가 올라도 가격 협상이 가능한 구조"라며 "과거에는 관세 인상이 곧바로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고 말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물량 확보 가능성'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제조한 변압기를 미국에 수출할 경우 상호관세 15%에 철강 제품 사용에 따른 파생상품 관세 3~5%가 추가된다. 최대 20%에 달하는 관세 부담이 발생하지만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이를 판매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하며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전력기기 3사의 실적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곳은 HD현대일렉트릭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1314억원, 영업이익은 2784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매출액 8157억원, 영업이익 1663억원 대비 각각 38.7%, 67.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눈에 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은 24% 가량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일반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인 5~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효성중공업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4분기 매출액은 1조6750억원, 영업이익은 2198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매출액 1조5715억원, 영업이익 1322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6.58%, 영업이익은 66.2%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수주가 확대된 영향이다. LS일렉트릭 역시 4분기 매출액 1조4111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9%, 2.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향 배전 설비 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2025년 연간 매출은 6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력기기 업황 강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사용 중인 변압기의 약 70%가 2000년 전후 설치돼 향후 수년간 대규모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로 전력 인프라 수요가 더욱 커지면서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발주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며 "초고압 변압기는 업계의 증설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점도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업계관계자는 "설계부터 제조, 시공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진행되고 공장을 증설하더라도 인력 확보와 품질 인증, 납품 실적이 쌓여야 생산 능력이 정상화 돼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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