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보험·카드 등 정상화 원년 선언
신사업·M&A통한 그룹 체질개선 나서
올 수익성 중심 성장동력 확보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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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그룹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정상화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4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두며 성공적인 실적 레이스를 펼친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한층 더 가속 페달을 밟는다. 목표는 '균형 성장'이다. 그간 호실적을 내며 그룹 성장을 이끌어온 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에 힘을 실어 업권 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하나금융의 비은행 확장 전략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함영주 회장은 2027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를 3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주춤하면서 비은행 기여도는 오히려 12%로 낮아졌다. 연초 함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비은행 부문, 이대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나금융이 함영주 2기 체제에서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라는 핵심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함 회장 역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속에 금융시장 지형이 재편되는 만큼, 새로운 성장 전략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발행어음이라는 새로운 수익 동력을 장착한 증권사를 축으로, 보험 부문의 선제적 M&A(인수합병)와 가상자산 등 신사업 영역 선점에 나서며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이끌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익 4조2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순익이 전년(3조7388억원) 대비 7.1%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순익 4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최대 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은 역시 하나은행이었다. 2024년 당기순익 3조3564억원에서 지난해 3조7475억원으로 11.7% 증가하며 그룹 성장세를 견인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주춤했다. 하나증권은 당기순익 2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고, 하나카드 역시 1.8% 줄어든 217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30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470억원 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하나생명은 연결 기준 7억원 손실에서 152억원 흑자 전환했지만,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순익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이에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실적 기여도는 같은 기간 15.7%에서 12.1%로 하락했다.
하나금융은 올해를 비은행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간 계열사들에 적극적으로 자본을 투입하며 자산건전성 개선과 손익구조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다져온 만큼, 올해부터는 수익성 중심의 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함영주 회장은 "비은행 부문은 그룹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자본 대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그룹 ROE는 11~12%대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 회장의 구상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연초부터 증권·카드·보험 등 핵심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하나증권은 최근 첫 상품을 출시하며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금융이 올해 기업 직접투자 등을 포함해 약 18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하나증권의 영업 기반은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도 하나금융이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상에서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실물 경제와 연결되기 위해선 카드사의 유통·결제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카드는 지난해 이큐비알, 트래블월렛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지급 분야 협업에 시동을 걸었다.
보험 부문에서는 M&A를 통한 외형 확장을 적극 검토하는 모습이다. 과거 롯데손해보험 실사에 참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예별손해보험 인수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현재 그룹 내 보험 자회사의 실적 기여도와 존재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 인수에 성공할 경우 몸집을 키워 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하나금융은 계열사 간의 연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WM과 자본시장 부문 강화에 힘입어 시너지 창출에 본격 나서는 분위기"라며 "비은행 자회사들이 정상화 단계를 넘어 업권 내 톱 레벨로 성장할 경우 순익 5조원 돌파도 사실상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