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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더 강력한 망명·이민 관련 규정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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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2. 11. 10:06

효율적 망명 심사 vs 인권 침해 우려 팽팽히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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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트레아, 리비아, 수단 출신 이민자들이 2023년 6월 지중해에서 스페인 비정부기구 오픈 암스(Open Arms) 구호 요원들의 도움을 받기 전 목조 보트를 타고 항해하고 있다./AP 연합
유럽 의회가 10일(현지시간) 근거가 부족한 망명 신청을 신속히 거부하고, 망명 심사 전 신청자를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는 내용의 새로운 이민 정책을 승인했다고 AP,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찬성 396표, 반대 226표, 기권 30표로 통과된 법안은 2023년 합의된 이민 및 망명 협정(Migration Pact)의 후속 조치다.

새 개정안에 따라 이집트, 튀니지, 인도, 모로코 등 7개국과 EU 후보국들은 '안전 출신국'으로 지정되며, 이들 국가 출신자의 망명 신청을 신속하게 기각할 수 있게 됐다. 또 망명 신청자가 유럽에 도착하기 전 거쳐온 제3국이 안전하다고 판단될 경우, 신청자를 해당 국가로 송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아울러 이탈리아가 알바니아에 설치한 것과 유사하게 송환 허브(Return Hubs)를 설치해, 유럽연합(EU)이 아닌 외부 지역에서 망명 심사 및 송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안 통과를 주도한 우파 세력은 이번 개편이 비정상적인 이민 행렬을 막고 행정적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독일의 레나 뒤퐁 의원은 "근거 없는 망명 신청을 신속히 걸러냄으로써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고, 신청자들이 장기간 법적 불확실성에 놓이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인도주의 단체와 진보 성향 단체들은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위험한 국가로의 강제 송환을 금지'하는 1951년 난민 협약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앰네스티의 올리비아 순드베리 디에즈는 "사람들이 발을 들여본 적도 없는 국가로 보내질 위험에 처했다"며 이는 난민 보호에 대한 EU의 책무를 버리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프랑스 녹색당의 멜리사 카마라 역시 "인권 상황이 우려되는 국가들이 '안전 국가'로 둔갑해 수십만 명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개정안은 27개 회원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2015년 시리아 난민 사태 이후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개편된 이번 정책은 향후 유럽 내 이민자 수용 방식과 인권 보호 표준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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