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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이랜드의 정면돌파…유동성 파고 ‘1兆 메가브랜드’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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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3. 09. 18:03

이랜드월드 최대주주 박성수 회장
지주사 중심 수직계열화 구조 갖춰
패션·외식 앞세워 안정적 현금 창출
스파오·애슐리퀸즈 경쟁력 강화 전략
신규 매장·IP 협업 상품 공격적 확대
이랜드그룹 마켓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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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패션과 외식 부문을 필두로 공격적인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통·패션 업계 전반이 소비 위축과 고환율 등으로 '긴축 모드'에 돌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스파오와 애슐리 등 간판 브랜드를 '메가 브랜드(1조 클럽)'로 육성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기 차입금 증가와 유동성 저하라는 재무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면 돌파를 택한 이랜드의 공세적 확장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박성수 회장이 최대주주인 이랜드월드를 정점으로 패션·유통·외식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랜드월드 지분 40.68%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 곽숙재 씨(8.06%)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통해 오너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그룹의 모태인 패션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동시에 이랜드리테일(유통)과 이랜드파크(외식·호텔)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러한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바탕으로 이랜드가 내세운 올해 주요 전략은 이른바 '메가 브랜드 육성'이다.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51.19%)을 지탱하는 패션 부문에서는 SPA 브랜드 '스파오'가 선봉에 섰다. 지난해 매출 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스파오는 향후 2~3년 내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올해 50개의 신규 매장을 출점하고 IP 협업 상품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미 연 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한 '뉴발란스' 라이선스 사업도 올해 목표를 1조4000억원으로 상향하며 시장 지배력을 굳힌다.

외식 사업의 기세도 매섭다.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는 엔데믹 이후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그룹의 새로운 현금 창출원으로 부상했다. 애슐리퀸즈 매출은 2022년 약 160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랜드는 현재 110여개인 애슐리퀸즈 매장을 150개까지 늘려 외식 부문에서도 '1조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유통 부문 역시 NC백화점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자체 브랜드 'NC베이직'과 편집숍 'NC픽스'를 강화하며 오프라인 점포의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확장 전략의 이면에는 유동성 부담이라는 재무적 리스크가 자리한다. 이랜드월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약 57.7%로, 2024년 말(69.7%) 대비 12%포인트가량 하락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또한 1년 사이 4447억원에서 3328억원으로 줄어들며 자금 동원력이 약해지고 있다.

또 우려되는 지점은 불어나는 이자 비용이다.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 2조42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조651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한 금융비용은 누적 기준 3242억원에 달해, 같은 기간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202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벌어들인 돈보다 지불해야 할 이자가 더 많은 역전 현상이 이어지며, 결국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랜드의 향후 성패가 '속도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재무 압박이 더 커지기 전에, 공격적으로 확장한 스파오와 애슐리퀸즈 등 핵심 브랜드들이 이를 넘어서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 결국 신규 출점한 매장들이 얼마나 빨리 손익분기점(BEP)을 넘어, 안정 궤도에 진입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통해 그룹 전체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스파오, 애슐리퀸즈 등 브랜드의 내부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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