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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아동학대 비극에 커져가는 ‘처벌 강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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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3. 12. 18:00

5년간 아동학대 사망 96명, 건수 지속 증가
처벌 수위 강화·비속살인죄 신설 요구도
생후 20개월 딸 영양결핍 사망…20대 친모 구속심사
생후 20개월 된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가 지난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전남 여수 생후 4개월 영아 사망 사건', '생후 20개월 영아 영양결핍 사망 사건' 등 아동 학대 사망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아동 학대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생후 4개월 된 영아가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 한 가정집 유아용 욕조에 방치돼 사망했다. 사망 일주일 전부터 학대를 당한 정황도 나왔다. 공개된 영상에는 부모가 아이를 잔혹하게 학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사회적 공분을 샀다. 지난 4일에는 인천에서 생후 20개월 된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한 친모가 경찰에 구속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시신 부검 결과, 아동은 영양결핍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5년 아동 학대 치사·아동 학대 살해는 96건으로 집계됐다. 아동 학대는 6만3575건이었다.

형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되고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판사가 범행 경위와 피고인 사정을 고려해 법정형의 절반까지 감형할 수 있어 실제 선고형은 3년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다. 즉, 법적으로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일 때 가능하기 때문에 형량이 이 수준으로 낮아지면 집행유예 선고도 가능한 것이다.

아동학대치사죄는 살해할 의도가 없을 때 적용되지만, 반대로 의도를 갖고 아동학대 상황에서 살해한 경우에는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된다. 살해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며 집행유예가 불가하다.

실제로 2022년 생후 1개월 된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는 아동학대치사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3부(정재오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배우자 대신 홀로 양육을 도맡았다. 출산 직후부터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며 "각종 정부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고 평소 가학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1심의 징역 5년은 무겁다"고 했다.

아울러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살해'와 달리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비속살해'에는 가중처벌 조항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형법 250조 2항은 부모를 포함해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사형이나 무기징역,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일반 살인죄에 비해 무겁게 처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속살해와 관련된 가중처벌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국회에서는 비속살해 처벌 강화를 위한 입법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논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등이 비속살인도 존속살인만큼 무겁게 처분해야 한다는 취지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현재 남 의원의 발의안은 법사위 계류 중이며 진 의원 발의안은 법사위에 미상정된 상태다. 지난 6일에도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법사위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미혼부 법률 지원 등 아동복지법 전문 법무법인 격 정훈태 변호사는 "현재 과거와 달리 아동의 인권도 존중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형성됐다 보니 존속뿐만 아니라 비속에 대해서도 가중처벌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훈육과 체벌이 굉장히 미묘한 경계선에 있다 보니 가중 처벌 논의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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