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운전자금 수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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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기업 대출 증가율이 중소기업을 크게 웃돌면서 첨단·벤처기업 중심의 생산적 금융 기조와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54조3288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9758억원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 증가폭이 중소기업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5조5849억원으로 한 달 사이 4조1372억원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678조7439억원으로 2조838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기업대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대기업 대출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협력업체 결제나 투자 준비 등을 위한 운전자금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확대된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일부 대기업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 회사채 발행규모는 10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 확산 기조와 다소 온도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혁신 산업과 중소기업 등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자금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대출 증가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고 리스크가 낮은 대기업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건전성 관리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6%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 안팎에 그치는 반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0.9%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부문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특정 기업군에 대한 대출 확대 전략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연초에는 협력업체 결제나 투자 준비 등으로 대기업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회사채 시장 변동성으로 일부 기업들이 은행 차입을 늘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중소기업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기업 대출 증가폭이 컸다고 해서 특정 기업군에 대출이 집중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