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사건도 11건 헌재로 접수
업계 "판결 불복 남소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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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병철 법무법인 아이에이(IA) 변호사는 이날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을 법 왜곡죄(형법 123조의 2)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쇠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2일에도 같은 내용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변호사의 고발장을 접수한 국수본은 고발인 주소지 관할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해당 사건을 배당했다.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1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형사소송법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7만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종이 기록으로 출력해 충실히 검토해야 함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지키지 않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반드시 7만여 쪽의 종이 기록을 출력해 사건 검토, 심리, 판결해야만 하는 법적 작위의무(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원칙)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 기록에 따른 기록 검토를 하지 않았다"며 "법관이 타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중인 형사 사건에 관해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징역 10년 이하의 중범죄를 범한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 사건을 잇따라 접수했다. 이날 접수된 사건 11건(오후 2시 기준) 가운데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외국인이 강제퇴거명령 취소소송 관련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재판소원이다. 2호 재판소원은 동해안 납북귀한 어부 유족이 청구한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청구 기각 취소' 사건이다.
법조계에선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 입법 논의 과정에서 우려했던 '남소'가 법 시행 첫날부터 현실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 왜곡죄의 경우 판결 내용을 두고 형사 책임을 묻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패소 당사자가 불복 절차를 넘어 형사 고발로 대응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는데,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이 '법 왜곡죄 1호 사건'으로 나온 것이다. 이처럼 정치적 사건이나 사회적 파장이 큰 재판에서 판결 결과에 따라 법관을 상대로 한 고발이 반복될 경우, 재판의 독립성과 판결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판소원 제도는 법원의 확정 판결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따져보는 제도지만, 패소 당사자가 판결 결과를 다시 다투는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사실상 또 다른 불복 절차로 변질될 수 있다. 특히 유사한 소송이 반복될 경우 사법부의 부담이 커질 수 있따는 우려가 나온다.
한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여당의 입법 취지와 달리 판·검사들이 형사 책임을 의식해 소극적인 판단을 내리는 '위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