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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배급 국가서 1조달러 경제로”…폴란드의 35년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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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3. 16. 16:10

EU 가입·제도 개혁 힘입어 세계 20위 경제 규모 도약
저임금·고학력 인력 기반 성장…고령화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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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9일(현지시간) 폴란드 포즈난에 있는 솔라리스 버스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전기버스를 조립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한 세대 전만 해도 폴란드는 설탕과 밀가루를 배급하던 나라였다. 당시 국민 임금은 서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폴란드 경제는 연간 1조 달러(약 1496조3000억 원) 이상의 생산 규모를 기록하며 스위스를 제치고 세계 20위 경제 규모로 성장했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989~1990년 공산주의 붕괴 이후 경제 체제를 전환한 뒤 30여 년 만에 이룬 성과다. 경제학자들은 폴란드의 성장이 일반 국민에게 번영을 가져오는 경제 발전 모델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이러한 성과를 반영해 폴란드가 올해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포즈난 출신 엔지니어 요안나 코발스카의 삶에서도 나타난다. 인구 약 50만 명의 포즈난은 베를린과 바르샤바 사이에 위치한 도시다. 그는 미국에서 5년간 근무한 뒤 고국으로 돌아왔다.

코발스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로 돌아온 것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자주 받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라며 "여러 분야에서 폴란드가 미국보다 앞선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포즈난 슈퍼컴퓨팅·네트워킹 센터에서 근무하며 폴란드 최초의 인공지능(AI) 공장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양자컴퓨터와 통합되는 시스템으로, 유럽연합(EU) 프로그램을 통해 구축된 장비가 활용된다고 AP는 전했다.

코발스카는 포즈난 공과대학교를 졸업한 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일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당시 그 직장을 "꿈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사명감을 느끼기 어려웠다"며 "특히 AI 기술이 폴란드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귀국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폴란드의 성공 요인으로 강력한 제도 구축과 EU 통합을 꼽는다. 바르샤바 코즈민스키대학교의 마르친 피옹트코프스키 교수는 독립적인 사법 시스템과 공정 경쟁을 위한 규제,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이 경제 성장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제도적 기반 덕분에 다른 일부 구 공산권 국가들에서 나타난 부패와 신흥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또한 EU 가입 전후로 수십억 유로의 지원금을 받았고, 2004년 EU 가입 이후에는 유럽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폴란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5년 기준 5만5340달러로 EU 평균의 약 85%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1990년 6730달러(당시 EU 평균의 3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기업 부문에서도 성장 사례가 나오고 있다. 1996년 포즈난에서 설립된 버스 제조업체 솔라리스는 현재 유럽 전기버스 시장에서 약 1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AP는 보도했다.

폴란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로 인해 향후 노동 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평균 임금은 여전히 EU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폴란드 경제가 앞으로 혁신과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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