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법·공정거래법 충돌 개선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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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바다와미래 연구포럼' 현장에서 해운 기업 간 공동행위는 위법이 아닌 생존 방편이라고 강조했다. 공동행위는 동맹을 맺은 해운사들이 운임과 선박 배치, 화물 적재 등을 합의하고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포럼은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간 충돌 문제와 개선 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바다와미래 연구포럼 대표인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 안중호 팬오션 대표, 금창원 장금상선 대표, 강호준 SM상선 대표, 김한울 해양수산부 항만물류 과장 등 업계 관계자 약 50명이 참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운법 제 29조를 통해 해운선사들의 공동행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동으로 운임 등을 조정해왔다.
그러나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을 근거로 운임 공동행위를 불법 담합으로 간주해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해운사들이 제기한 불복 소송은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 중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강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해운사의 공동행위가 글로벌 시장에서 폭넓게 용인되는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운 수요는 기후와 국제 정세에 따라 급변하는 반면 공급은 거대한 컨테이너선 단위로 이뤄져 유연한 조정이 어렵다"며 "이 같은 구조에서는 자유 경쟁 상황에서도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 일정 수준의 공동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한 구조를 가진 항공 운송 산업의 경우 정부가 노선 인허가제와 가격 통제 등을 통해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해운선사들의 공동행위 역시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한울 해수부 항만물류과장은 "이번 논쟁은 1978년 제정된 해운법과 1980년 제정된 공정거래법 간 충돌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현재 해수부와 공정위 모두 해운 공동행위 자체는 기본적으로 인정된다는 입장이며, 두 법 사이의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쟁점"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공동행위에 앞서 해수부 신고 등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날 해운선사 관계자들은 소모적인 논쟁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창원 장금상선 대표는 "현재까지 우리 해운사들의 공동행위로 운임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타 산업에 피해를 준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운은 국가 산업의 필수 인프라지만 안정적인 제도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이 대형 해운사를 합병하며 과점 경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 역시 공급망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