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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격화에 美中 관계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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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3. 17. 17:15

트럼프, 中에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구…정상회담 연기 가능성
유가·무역·안보 변수 겹치며 양국 협상 불확실성 커져
IRAN-CRISIS/USA-CHIN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해국제공항에서 열린 양자 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미묘한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양국 정상회담이 사실상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역과 안보 등 핵심 현안도 불확실성에 빠지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말로 예정됐던 베이징 방문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쟁 상황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군사적 역할 요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을 미룰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란이 사실상 봉쇄에 나선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국제 유가와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에 대해 "매우 좋다"고 강조하면서도 "전쟁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측 반응은 냉담하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모든 당사자가 즉각 군사 작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책임 분담이 아니라 미국이 시작한 전쟁의 위험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일부 매체는 국제사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사실상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군함 파견에 선을 긋는 것은 이란과의 관계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과 동맹국 관련 선박만을 겨냥하고 있으며,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수송은 허용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이란은 중국의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딩룽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은 어떤 경우에도 호위 작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함 파견은 사실상 전쟁에 개입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도 군함 파견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본다. 클라우스 숭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이는 미국의 전쟁이지 중국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요청에 응하면 중국이 미국의 지시에 따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미·중 간 무역 휴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경기 둔화 속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중 압박 완화를 기대해 왔다. 특히 대만 지원 축소, 기술 수출 규제 완화, 관세 유예 연장 등이 주요 요구사항이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유 비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전체 원유 수입의 약 40%가 이 수로를 통과한다.

워싱턴 스팀슨센터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 국장은 "해협 재개방은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하거나 이란에 비공식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이란뿐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에도 휴전을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연기가 오히려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부담이 커지면서 협상에서 중국의 지렛대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스 숭 연구원은 "양국 모두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성과를 필요로 하는 쪽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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