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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전환금융 드라이브… 생산적 금융 시너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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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3. 19. 17:42

탈탄소 수요 확대 속 단계적 도입 추진
고탄소 배출 업종 친환경 전환 지원
실물 경제 투입 통한 생산적 금융 연계
계열사 협업 강화… 시장 선점 속도전

이찬우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이 고탄소 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을 새로운 그룹의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환경 정책으로 기후금융 활성화를 강조하자, 이에 발맞춰 전환금융 사업 확대를 통해 농협금융의 ESG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올해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며 국내 전환금융 시장이 본격적인 출발선에 선 가운데,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 주도권을 선점해 향후 농협금융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찬우 회장은 전환금융을 그룹 생산적 금융 계획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전환금융이 기업의 설비 투자나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기업금융 확대 정책으로 금융지주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농협금융은 전환금융을 앞세워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르면 이달 중 전환금융 도입을 위한 운영체계 구축에 착수한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한국형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이에 발맞춰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과 자금 공급 계획 수립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에는 녹색여신 관리체계 등 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전환금융의 단계적 도입과 프로세스 고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농협금융의 설명이다.

핵심은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데 있다. 농협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별 시장 환경과 추진 여건 등을 분석·진단할 계획인데, 이중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군을 우선 추진대상으로 삼을 방침이다. K-택소노미는 친환경 경제활동 여부를 판단하는 정부 기준을 말한다. 이와 함께 반도체·제조업 등 고탄소 배출 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도 잠재적인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농협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를 그룹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차 전환금융 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신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ESG를 단순한 책무가 아닌 성장 기회로 보는 이찬우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국내 전환금융 수요는 2030년까지 약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농협금융은 작년 말 ESG전략부를 ESG상생금융부로 개편하고, 신사업추진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 정비에도 발 빠르게 나서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생산적 금융과의 연계도 주목된다. 전환금융을 통해 조달된 자금이 기업의 구조 전환을 위한 설비 투자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실물경제 지원 기능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환금융 수요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농업인과 지역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는데,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갖춘 농협의 강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자금 공급을 통한 고객 기반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환금융은 흔히 친환경 금융으로 인식되는데, 실제로는 기업의 설비 투자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의 성격이 더 강하다"며 "반도체나 중공업 등 첨단전략산업 역시 대부분 전환금융 대상에 포함되는 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농협금융은 93조원 규모 생산적 금융 계획의 두 번째 대표 사업으로 '기후패키지 금융'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상품은 기업이 NH투자증권과 탄소배출권 위탁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NH농협은행으로부터 전환금융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 우대를 제공하는 구조다. NH투자증권은 향후 기업이 보유한 탄소배출권을 양도 담보로 활용해 운전자금으로 전환하는 혁신 서비스도 출시한다.

계열사 간 협업도 한층 강화한다. 지난달 전환금융 정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그룹 및 전 계열사의 ESG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그룹 녹색·전환금융 협의체'를 신설한 데 이어, 이달 13일에는 생산적 금융과 녹색·전환금융 연계 방안을 담은 지도 문서를 은행·증권·보험 계열사를 중심으로 배포했다. 농협금융은 신설 협의체를 중심으로 전환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연계한 사업을 발굴하고, 우수 사례 확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녹색전환은 환경 이슈를 넘어 산업 구조의 지속가능 성장을 견인하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이라며 "전환금융 추진체계를 조기에 구축해 기업에 대한 ESG 금융지원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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