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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속 에쓰오일 ‘샤힌’ 순항…“울산 구조조정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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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3. 23. 16:40

공정률 95% 달성, 12월 상업 가동 계획
아람코 인프라로 원료 안정 확보
연 180만 톤 에틸렌 생산…공급 완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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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현장./에쓰오일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원재료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고강도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 단계에 접어들며 산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노후 설비 폐쇄에 따른 공급 공백기와 맞물려 가동을 시작하는 만큼 기초유분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국내 석화 산업의 연착륙을 돕는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샤힌의 순항은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설비 감축과 인력 재배치 등 숙제를 안은 울산 석화 단지 전체의 구조조정 과제와도 맞물려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으로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를 꼽았다. 현재 설계·조달·시공(EPC) 진행률은 95%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설계 97.1%, 구매 99.7%, 건설 89.8%를 기록하며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에쓰오일은 오는 6월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약 6개월간의 시운전을 거쳐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철저한 공정 관리를 통해 계획된 일정대로 가동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샤힌 프로젝트의 가동은 국내 석화 업계의 세대교체 시기와 맞물려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현재 정부는 노후화된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중심으로 약 270만~370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 감축을 권고하며 고강도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다. 주요 기업들이 저효율 설비 가동을 중단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기초유분 공급 공백기에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샤힌이 가동됨에 따라 시장의 급격한 품귀 현상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쓰오일 입장에서도 신규 물량의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이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원료 조달 경쟁력도 부각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긴장감이 고조되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에쓰오일은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인프라를 활용해 조달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아람코는 최근 동서 파이프라인 가동률을 하루 700만 배럴까지 끌어올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 연안 얀부 항구로 원유를 운송하고 있다.

비록 중동 원유 의존이라는 근본적 리스크는 있지만 아람코가 지분 63.4%를 보유한 핵심 자회사에 원유를 우선 공급할 가능성이 커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동률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원료의 상당 부분을 외부 구매에 의존하는 비통합 NCC 업체들과 달리 자체 정유 설비에서 생산한 나프타를 직접 투입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는 원료 수급 불안기에서 원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된다.

다만 샤힌의 독주와 별개로 울산 석유화학 단지 전체가 짊어진 구조조정의 무게는 여전히 무겁다. 인근의 롯데케미칼이나 SK지오센트릭 같은 기업들이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면서 지역 경제 위축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샤힌 프로젝트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는 있지만 문을 닫는 노후 공장에서 나오는 인력을 모두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다. 업계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 성공이 에쓰오일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유휴 인력의 재교육과 지역 산업의 연착륙을 돕는 대책 마련이 있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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