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비공개는 전략적 모호성 차원
"美 오만무도" 비판속 대화여지 남겨
주민 내부 통제 위해 '경찰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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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 같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3년여 동안 적대적 두 국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만큼 헌법의 '민족', '통일' 등과 관련된 표현을 삭제하고 관련 내용을 반영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헌법에 반영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향후 국제 정세의 변화 및 이와 연동되는 대남관계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일성·김정일 등 선대 지도자들의 유훈인 '민족통일'을 정면 부정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아직 북한 주민들이 수용하기는 시기상조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정원 북한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적대적 두 국가론'은 북한 정권 75년사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이에 대해 서서히 설명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며 "또한 대외적으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는 "테러와 침략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오만무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이란사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대결을 선택하든, 평화적 공존을 선택하든 우리는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9차 당대회에 이어 대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어뒀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대미 메시지와 함께 "핵보유국 지위 절대 불퇴", "자위적 핵 억제력의 확대·진화", "핵무력의 신속·정확한 대응태세 수립" 등을 언급하며 국가핵무력 강화노선을 지속 유지할 것임을 재천명하기도 했다. 특히 핵보유국 지위 확보로 경제 건설과 민생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함으로써 핵보유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국격·국위에 상응한 외교전술 및 대외활동방식을 구사해야 한다"는 발언은 핵보유국으로서의 협상, 즉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목되는 점은 기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개칭한 점이다. 통일부는 이를 지난 1972년 김일성 주석 당시 마련된 '사회주의 헌법'을 김정은 시대 맞춤형으로 '리브랜딩'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기반이 공고화된 상황에서 헌법도 시대의 추세에 맞췄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경찰제도' 도입도 주문했는데, 이에 따라 최고인민회의 첫째날 회의에서 내각 조직으로 편제된 사회안전성이 경찰 조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곽길섭 연구위원은 "인민반장의 역할을 강조하고 청년들의 사상 문제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내는 점 등은 경찰을 주민 내부 통제 강화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