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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 신상 공개 ‘있으나 마나’…미국은 ‘머그샷’부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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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3. 30. 17:51

마약사범 신상공개 사실상 '0건'
박왕열도 사후 확인 수준에 그쳐
마약사범 늘어도 신상 공개 안 해
美, 마약사범 신상 곧바로 공개해 제보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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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왕열이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선 살인범에 대한 신상 공개는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마약 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0'에 수렴했다. 이번 박왕열의 경우가 마약사범의 신상 공개 첫 사례다. 이에 미국처럼 마약사범의 신상 정보를 즉시 공개해 추가 제보와 재발 방지에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최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국내에 임시 인도된 박왕열(47)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을 공개했다. 박왕열은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하며 마약 유통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간 수사당국은 박왕열의 이름 역시 '마약왕 전세계' '박모씨' 등 가명으로 처리해 왔다. 범죄자들에 대한 신상 공개는 과거 특정 강력 범죄와 성폭력 범죄자들에 한해서 시행하던 것을 2024년 1월부터 마약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특수상해·중상해로 확대했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 공개된 24명(박왕열 제외) 가운데 23명이 살인(미수 1건) 범죄자였으며, 1건은 성폭력 범죄자였다. 마약사범은 없었다.

이번 박왕열 머그샷 공개에서도 '사상 첫 마약사범 신상 공개'라는 타이틀은 얻었지만 '뒷북'이라는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이미 박왕열의 이름과 얼굴이 필리핀 현지 매체와 국내 언론사 등을 통해 알려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송환 과정을 생중계하는 과정에서도 박왕열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머그샷 공개는 새로운 정보 제공 측면 보단 사후에 확인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과 범죄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 차원에서 마약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마약사범 체포 직후부터 신상을 전방위적으로 공개하는 미국의 사례를 언급했다. 미 마약수사국(DEA)과 각 주 경찰 당국은 피의자 검거와 동시에 이름과 혐의, 머그샷을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실시간으로 게시한다. 마약 공급망의 정점에 있는 총책이나 거물급 유통업자의 경우 수사 초기 단계부터 얼굴과 신체 특징을 상세히 공표하는 선제적 공개 정책을 취한다. 이를 통해 추가 제보를 이끌어내고, 사회적 낙인을 우려한 범죄자들의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리 수사당국은 인권 침해 등의 쟁점에 휘말릴까 봐 신상 공개를 소극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며 "마약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신상 공개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범죄를 저지르면 사회적으로 비판 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추가적인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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