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K-방산, 이제는 ‘우주 산업 국가’로 간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31010009479

글자크기

닫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3. 31. 14:17

1.8조 투입·2000억 펀드…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패권 경쟁’ 본격화
정부도 ‘실탄 투입’…우주 투자 30배 확대
“우주 선점이 곧 방산 패권”…게임의 룰이 바뀐다
‘뉴스페이스’로 재편되는 산업지도
0331 한화시스템 저궤도 위성
한화시스템의 저궤도 위성(VLEO(Very Low Earth Orbit) SAR 위성. 기존 정지궤도 위성(약 36,000km)보다 훨씬 낮은 200~2,000km 고도에 위치하여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이 짧다. 이를 통해 드론, K-9 자주포나 KF-21 같은 지상·공중 무기체계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지능형 전장 관리'가 가능해진다./ 한화시스템
K-방산의 프레임이 위성·레이저·AI 체계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전차·자주포 중심의 '지상 무기 수출국'에서 벗어나, 위성·레이저·AI가 결합된 '우주 기반 전장체계 국가'로의 구조적 전환이 시작됐다. 단일 무기 성능이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시스템 설계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핵심은 '정찰·타격·네트워크'의 3축 통합이다.

먼저 '하늘의 눈'이다. 우리 군의 독자 정찰위성 확보 사업인 "대북 감시용 군 정찰위성 사업" (이하 425 사업)은 2025년 11월 5호기 발사 성공으로 완결되며 본격 운용 단계에 들어섰다.
이로써 한국은 대북 감시에서 미군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ISR) 체계를 확보했다.

더 나아가 2026년부터는 초소형 위성인 SAR(Synthetic Aperture Radar, 합성개구레이더)을 대량 투입하는 '군집 운용'으로 전환되며, 한반도 상공은 사실상 '상시 감시 체계'로 재편될 전망이다.

'빛의 방패'도 전력화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1'은 2024년 양산 계약 이후 2025~2026년 실전 배치가 진행 중이다. 한발당 약 2000원 수준이라는 획기적인 비용 구조는 기존 요격 미사일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전기만 공급되면 반복 발사가 가능해 드론·군집 무인기 대응에서 사실상의 '무제한 방어 수단'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우주의 그물'이 더해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은 2030년을 목표로 6G 기반 저궤도 통신위성 체계 개발을 주도하며, 위성 본체와 체계 통합을 맡고 있다. 한화시스템 역시 상용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군 통신망과 단말기 개발을 2026년까지 추진 중이다.

이 네트워크는 드론, 유무인 복합체계, AI 기반 지휘통제체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전장의 신경망'으로 기능하게 된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다. K-방산의 '전장 개념' 자체가 지상에서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충남 안흥에 소재한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진행된 레이저 요격 시험에서는, 푸른 빛의 빔이 소형 드론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며 '빛의 속도 전쟁'의 현실을 보여줬다.

전차와 자주포로 대표되던 과거의 방산 강국 이미지가, 이제는 위성과 데이터, 에너지 무기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 구조도 변하고 있다.

HW사의 고위관계자는 항공우주산업 구조도 발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 주요 기업들은 단순 무기 생산을 넘어 위성 데이터 기반 전장관리체계 구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9 자주포, K-2 전차 같은 기존 플랫폼도 우주 기반 감시·통신망과 결합되며 '먼저 보고, 먼저 타격하는' 지능형 무기체계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K-우주항공 업체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현행 방산 획득 체계는 여전히 속도보다 절차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밝혔다.
기술 주기가 급격히 짧아진 우주 산업 특성상, 10년 단위의 기존 개발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국방혁신'을 통해 신속획득·신속시범사업을 확대하고, 미국 국방혁신단(DIU) 모델을 도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K-방산이 '가성비 무기 수출국'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우주와 데이터 기반의 첨단 산업 국가로 도약할 것인지의 갈림길이다.

현장의 답은 분명하다.
위성을 통해 보고, 레이저로 방어하며, 저궤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미래 전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K-방산은 지금, 지상에서 우주로 전장을 확장하는 결정적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이제 경쟁력의 기준은 무기의 숫자가 아니라, '우주를 포함한 전장 전체를 설계하고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를 필두로 현대로템, KAI, LIG넥스원, 그리고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치열한 기술 경쟁과 균형 속에 국산화 중인 "초저궤도 (VLEO) SAR 위성"은 향후 한국군의 전략적 '눈'이 되어 초정밀 정찰 역량을 혁신할 K-우주항공방산의 핵심 자산이 될 예정이다.


0331 SAR
한화시스템(Hanwha Systems)의 초저궤도 위성인 VLEO(Very Low Earth Orbit)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의 실물 모형 / 한화시스템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