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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절차’ 공개…비트코인 통행료·무허가 선박 격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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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08. 21:55

배럴당 1달러 암호화폐 납부·이메일 사전 신고…이란, 절차 일방 확정
트럼프 "완전·즉각·안전 개방이 휴전 조건"…브렌트유 15% 급락
통항량 사실상 붕괴, 호르무즈 해협 복원 기대
호르무즈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원유 저장통·원유 펌프 잭,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을 표시한 지도로 3월 2일(현지시간) 찍은 일러스트레이션./로이터·연합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비트코인으로 납부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은 사전 승인 없이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군사 타격을 경고하며 휴전 기간에도 해협 통제권 장악에 나섰다.

◇ 호세이니 "배럴당 1달러, 비트코인으로 수초 내 결제"

하미드 호세이니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연맹 대변인은 이날 FT에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유조선에 통행료를 징수하고 각 선박을 점검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요율은 원유 배럴당 1달러이며 빈 탱커는 무료로 통과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호세이니 대변인은 "이란은 이 2주가 무기 이송에 활용되지 않도록 해협 출입을 감시해야 한다"며 "모든 선박이 통과할 수 있지만 절차에 시간이 걸리며 이란은 서두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행 절차는 선사가 이란 당국에 화물 내역을 이메일로 통보하면 이란이 디지털 화폐 납부 금액을 고지하는 방식이다. 호세이니 대변인은 "이메일이 도착하고, 이란이 심사를 마치면 선박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수초의 시간이 주어진다"며 "제재로 인한 추적·압류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조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에 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이란이 모든 유조선에 자국 해안에 인접한 북쪽 항로 이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서방·걸프 연계 선박의 통과 수용 여부가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IRAN-CRISIS/OMAN-HORMUZ
선박들과 보트들이 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앞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걸프만 선박에 라디오 경고 방송…"허가 없이 통과하면 파괴"

이날 걸프만 내 유조선들은 이란 당국의 사전 허가 없이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은 군사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영어 라디오 방송을 수신했다고 FT는 전했다. 방송에는 "허가 없이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은 파괴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겼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미국과의 협상 기반이 되는 10개 항을 제시했으며 이란 군과 공조하는 '안전 통과 프로토콜' 신설이 포함됐다고 FT는 보도했다.

◇ 트럼프 "완전·즉각·안전 개방이 휴전 전제"…핵물질 제거도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2주간 휴전은 "이슬람공화국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COMPLETE), 즉각적이며(IMMEDIATE), 안전한(SAFE) 개방에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게시글에서 미국이 이란과 핵물질을 '파내어 제거(dig up and remove)'하는 방안과 제재 완화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 FT 추적 데이터 "통항량 2월 말 대비 사실상 붕괴"…얀부는 대체 경로로 급부상

FT가 클레어·마린트래픽(Kpler·MarineTraffic) 데이터를 토대로 공개한 '호르무즈 병목 추적기'에 따르면 2월 22일 전후 하루 100척에 육박하던 해협 통과 선박 수는 이날 현재 한 자릿수 수준으로 급감했다.

걸프 밖으로 나가는 선박과 걸프 안으로 진입하는 선박 모두 10척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걸프 지역의 주간 원유 선적 예약량도 3월 초 100만~120만배럴 수준에서 최근 20만배럴 미만으로 급감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 항구 얀부의 주간 예약량은 40만배럴 수준으로 완만히 증가해 주간 처리 용량 한계에 근접했으며 해협 우회 수요를 흡수하는 대체 경로로 부상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 브렌트유 15% 급락·유럽 증시 동반 급등…밴스 "취약한 휴전"

휴전 발표에 국제 원자재·금융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이란이 2주간 '안전 통항'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뒤 배럴당 95달러 아래로 15% 급락했다. 유럽 범대륙 지수 스톡스 유럽 600은 3.8% 상승했고, 독일 닥스는 4.4%, 영국 FTSE 100은 2.5% 각각 올랐다.

FT는 해협 통제권 유지 문제가 일시적 휴전을 지속적 평화로 전환하려는 협상가들이 직면한 '가장 까다로운 쟁점(thorniest issues)'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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