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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 자선단체들 “유산 기부 시 세제 혜택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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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04. 15. 14:34

200여 개 단체 '한국형 레거시 텐' 제도 입법 촉구
국민 53% 이상 기부 의향에도 유산 기부 1% 미만
해외 사례로 입증...영국 세제 혜택으로 기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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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레거시 텐(Legacy 10)' 제도 도입에 관한 정책 토론회에서 개신교 단체 관계자 등이 손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희망친구 기아대책
월드비전·희망친구 기아대책· 굿네이버스·초록우산 등 개신교계 자선단체들이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15일 종교계에 따르면 월드비전·희망친구 기아대책· 굿네이버스·초록우산 등 200여 개 자선단체들은 최근 유산 기부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레거시 텐(Legacy 10)' 제도의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레거시 텐(Legacy 10) 제도 도입' 토론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레거시 텐' 제도란 유산의 10%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경우 상속세율을 낮추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국회도 '한국형 레거시 텐'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나섰다. 정태호·박수영 국회의원을 포함한 여야 20명의 의원은 상속재산 중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의 10%를 초과할 경우, 상속세 산출세액의 10%를 세액공제하도록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발전 규모에 비해 기부 문화는 후진국 수준이기 때문이다. 영국 자선지원재단(Charities Aid Foundation, CAF)이 발표한 '2024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 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42개국 중 88위(기부지수 38점)로 전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기부에 대한 뜻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2025 유산기부 인식 조사'에 따르면 상속세 감면 제도 도입 시 국민의 53.3%가 '기부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국내 유산기부 비중은 전체 기부의 1% 미만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도적 지원 없이는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유산기부자들은 세제 혜택이 기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유산기부를 약정한 주선용 후원자(73)는 "유산기부는 단순한 세금 감면을 넘어 복지의 빈틈을 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세액공제법이 입법화될 경우 개인의 결심에만 의존하던 기부가 더 확산되어 공익법인의 재원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 혜택이 기부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해외 사례에서도 입증됐다. 영국은 2012년 '레거시 텐' 제도를 도입해 유산의 10% 이상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경우 상속세율을 40%에서 36%로 인하하는 세제 특례를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영국의 유산기부액은 2015년 약 5조7000억원에서 2024년 약 8조5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정부가 최종 재추계한 연간 세수 감소액의 약 2.7배에 해당하는 민간 기부 증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형 레거시 텐'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이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드비전의 조명환 회장은 "유산기부는 개인의 삶과 가치가 다음 세대와 사회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나눔 방식"이라며 "이번 유산기부 세액공제법 발의를 계기로 기부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미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도 "유산기부 세액공제법은 그동안 개인의 자발성에 의존해 온 유산기부를 제도권으로 확장하고, 더 큰 공익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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