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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규제합리화委 첫 회의… ‘똑똑한 규제’ 계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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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16. 00:00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전면 개편한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이 대통령은 "'통상 국가'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국제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시스템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은 금해야 하는 사항들만 법이나 규정에 명시하고 나머지를 전부 허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 있는 곳에 규제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정부의 기능은 규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그래서 한 국가의 경쟁력 핵심은 규제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규제 완화가 최고선이며, 가장 바람직하다는 게 통념이다. 하지만 경쟁력 향상은 규제를 단순히 완화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은 살리고 불필요한 것은 정리하는 '똑똑한 규제'를 통해서 이뤄진다.

규제 완화와 규제 합리화는 역대 보수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런데 진보 성향의 이번 정부가 네거티브 규제와 똑똑한 규제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성장잠재력이 정권 한 번 바뀔 때마다 1%포인트씩 떨어진다고 한다"며 규제 합리화와 성장잠재력을 연결 지었다. 이어 "이를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안 중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규제들을 정리하는 것, 규제를 국제 표준에 맞춰가는 것, 또 첨단기술·산업 분야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일단은 방향성과 문제의식은 옳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규제개혁에 대한 정부의 만만찮은 의지도 읽힌다. 총리급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에 이병태 KAIST 명예교수, 남궁범 에스원 고문,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임명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렇지만 관건은 '의도'와 '의지'가 아니라 실행이다. 기업인들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게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다. 한번 고용하면 사실상 해고는 어렵고, 인력 재배치에도 너무 큰 비용이 든다. 기업은 임금과 각종 사회부담금을 내지만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수요에 맞춰 바꾸기도 어렵다. 노동의 경직성은 이번 정부 들어 개선됐는가. 답은 부정적이다.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가 현실을 보여준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이 된 지금, 법안이 제출됐을 때 우려가 기우가 아님이 확인되고 있다. 이제 와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공공부문의 노란봉투법 규정을 손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민간부문이다. 정부의 문제의식이 기업들이 가장 절실히 여기는 지나친 '친노동' 정책을 비켜 간다면 유감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규모 지역 단위의 규제 특구도 한 번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개별 기업을 옥죄는 근로 시간과 인력 해고·재배치의 경직성을 빼놓고는 그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야심 차게 출범한 규제합리화위가 노동 경직성 완화에 대해서도 합리적 개선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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