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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유럽 노골적 보복… 韓에 불똥 안 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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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04. 0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EPA 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전쟁과 관련, 기여 요청에 불응한 유럽에 대해 안보·무역 보복 조치를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중동전쟁 수행을 비판한 독일에서 미군을 감축하고, 유럽연합(EU)에서 생산된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가 한국·일본 등 비(非)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의 소극적 태도도 비판해 온 만큼 자칫 우리나라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염려된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장관의 지시에 따라 주독 미군 병력을 약 5000명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3만6000명가량인 주독 미군 가운데 약 14%를 향후 6개월~1년 이내에 철수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은 독일에 있는 병력의 감축을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나온 발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이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한 직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그동안 쌓였던 트럼프의 섭섭함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중동전쟁 도중 미 항공기의 자국 영토 통과를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이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트럼프는 이번주부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과 EU가 지난해 7월 27일 타결한 무역협상 이전 수준(기본관세 포함 27.5%)으로 승용차·트럭 관세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EU가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군사 장비 구매와 60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조건으로 미국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15%로 일괄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는 "EU가 완전히 합의한 무역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댔으나, 이 역시 EU 주요 회원국의 군함파견 요청 불응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미국의 이 같은 보복 조치가 주한미군 감축이나 우리나라에 대한 관세인상 압박으로 연결될지는 불확실하다. 실제 우리 국방부는 트럼프 발언 직후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중동전쟁 도중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한일과 관련 갈등이 유럽만큼 고조된 것으로 알려져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가 우리를 겨냥해 "핵 무력 바로 옆에 4만5000명(실제 2만8500명)의 미군을 두고 있다"며 수치까지 특정해 거론한 것은 분명 대가를 염두에 둔 발언일 것이다. 게다가 북핵 정보 공유 제한, 쿠팡 항의 사태 등 한미 간 이상기류까지 감지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정부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점차 우리가 원하는 대북 억제가 아니라 대중국 견제 강화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를 감안해 미국의 대응이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각도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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