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반도체 위주 ‘성과급 투쟁’… 삼성, 勞勞갈등에 탈노조 러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04010000291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 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5. 03. 18:02

DX 구조조정 앞둬 상대적 박탈감 확산
노조 내 불만 커져 총파업 명분 상실
대규모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이하 노조)에서 '노노(勞勞)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노조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면서 비(非)반도체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여기에 가전 등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의 고강도 인력 재편까지 가시화되면서 직원 간 상대적 박탈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노조 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노노 갈등 확산에 따라 당장 이달 중순 앞둔 총파업 명분도 힘을 잃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파업 사태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으면서 노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는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신청하는 내용의 글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조합원들의 탈퇴 신청 건수는 500건을 넘긴 데 이어, 29일에는 1000건을 돌파했다. 당초 탈퇴 신청 건수가 100건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홈페이지뿐 아니라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를 활용해 '탈퇴 인증'을 이어가면서 내부 동요를 야기하고 있다.

탈퇴 행렬의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부문 중심의 성과급 확대 요구안이 자리한다. 현재 노조는 DS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한편,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45조원의 성과급 재원을 필요로 하며, 이는 DS부문 임직원 기준으로 1인당 최대 6억원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노조는 오는 21일 총파업까지 예고하며 이 같은 성과급 요구안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DX부문에 대해서는 별도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DS부문이 5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DX부문은 3조원에 그쳤다. 올해 DX부문의 연간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관련 조합원들은 노조가 DS부문 위주의 협상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노조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조직 내 위화감과 박탈감을 언급한 바 있다.

DX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구조조정까지 시작되면서 노노 갈등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DX부문 전반에서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 중이며, 수익성이 낮은 일부 가전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외주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국내 가전과 모바일 유통을 맡고 있는 한국총괄에 대한 경영진단도 착수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노 갈등이 커질 경우 '노동에 따른 보상'을 앞세운 총파업 명분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으로 노조 내에서도 회사를 향한 우려가 늘면서 총파업 동력이 흔들리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노조는 임금 14% 인상과 격려금 30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 채용과 인사고과, 인수합병 등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한 노조 측 사전 동의까지 요구안에 올리면서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최대 6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생산 차질에 따른 고객사 신뢰도 저하 등 중장기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노조 요구안에 따라 기업의 채용과 신기술 도입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제약이 생길 경우, 향후 수주 경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도 노조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최대 30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도 파업 여파를 앞세워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췄다. 피터 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를 메모리 시장 성장의 장기적 수혜자로 보지만, 파업이 심화하는 가운데 성과급 관련 충당금으로 인한 실적 하방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의 집단행동은 사회 전반을 넘어 내부에서조차 요구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 경제 손실로까지 이어지는 총파업 강행이 맞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배다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