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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 |
3일 국가데이터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분기 반도체 생산은 전분기보다 무려 14.1% 증가했다. 2023년 2분기(19.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2%에 그친다. 이 수치는 2024년 4분기 1.1%, 지난해 1분기 -0.1%, 2분기 0.3%, 3분기 -0.2%, 4분기 -0.5%로 최근 1년 반가량 지지부진한 상태다.
업종별 극심한 명암 차이는 제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비스업에서 1분기 금융·보험업 생산은 전분기보다 4.7% 증가해 14분기 만에 최대폭 증가했지만, 숙박·음식점업은 1.3% 감소하며 6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금융보험업의 높은 성장은 금융시장 호조에 힘입은 바 큰데, 주식시장은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영업이익 덕을 크게 봤으므로 결국 서비스업도 반도체 호황이 이끈 셈이다.
이 같은 반도체 외끌이는 경제 체질상 약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반도체 기업의 주된 고객은 해외 빅테크들로, 생산품의 대부분을 수출하기 때문에 내수 관련성이 매우 제한적이다. 부가가치는 크지만, 전통 제조업처럼 많은 고용을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따라서 지역·계층 간 격차도 커지게 된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엄청난 성과급은 다른 직장인들의 박탈감을 불러오고 있다. 좋은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무한정 커지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이른바 '슈퍼사이클' 흐름을 타고 있지만 제조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키우고, 수요 증가세가 이전보다 못하면 사이클은 꺾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반도체 의존이 심한 우리 경제는 큰 충격을 받게 될 게 뻔하다. 반도체 비중이 높을수록 미중 갈등이나 관세, 공급망 충격 같은 외부 변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더구나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노조 측은 강경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반도체에 쏠린 우리의 경제체질을 강화하려면 자동차·배터리·조선·바이오·방산 같은 여타 산업의 수출 비중을 키우고, 전통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성을 함께 끌어올려 반도체 경기와 독립된 성장축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강점인 반도체산업의 경쟁력도 최대한 유지,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