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품에 참고할 선례도 없어 난처 분위기
턱없이 부족한 예산…온전한 보전 힘들어
유가 하락 때도 손실 문제로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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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다음 달까지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규모를 측정하고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최고가격 정산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손실을 보전할 예정이다. 뜨거운 감자였던 손실 보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조만간 손실 규모를 산정할 계획인데, 난감해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동시에 생산되는 휘발유·등유·경유 등의 원가를 개별적으로 특정하기 힘들어 제품가를 손실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지만, 지난달 산업통상부가 원가 기준 방침을 재차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아 제대로 참고할 만한 선례도 없다. 게다가 정유사들이 원가 산정을 하더라도, 사별로 공정은 물론 시설 운영비 등이 다르기에 보전이 제각각일 수도 있다.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원가 기준으로 손실을 측정한다고 했는데 이를 작업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정유사들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의견 대립이 있을 수밖에 없고 정유사 간에도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예산에 미뤄봤을 때 턱없이 부족한 보전에 그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 3월 13일부터 지난달 말 정도까지의 손실이 2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편성해 놓은 예산은 4조2000억원으로 6개월 정도를 염두에 둔 규모다. 업계 기준대로 하면 불과 한 달 반 만에 정부 예산의 절반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손실 보전 이후 유가가 하락할 때도 논란이 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고유가를 억누르면서 정유사들의 손실이 이어졌는데, 유가가 하락할 땐 이를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하는 얘기다.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에 래깅효과(원유를 구매한 시점과 제품을 판매하는 시점 간의 차이로 발생하는 이익 혹은 손실)로 비교적 호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부턴 비싸게 구매한 제품을 싸게 팔아야 하는 탓에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고가격제를 빠르게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5차 최고가격제 시행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단시간에 논란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로 이견을 좁히기까지 여러 관문이 남아있어서 논란이 일 것인데, 추후 유가가 하락할 때도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