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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외국인 관광객 의료보험 의무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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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5. 05. 09:23

외국인 미수 의료비 연 1억 바트…푸켓·치앙마이에 부담 집중
작년 방문객 3,290만명, 7.2% 줄어 팬데믹 후 첫 후퇴
업계 "절차 복잡해지면 경쟁력 흔들" 균형 시행 강조
THAILAND ECONOMY <YONHAP NO-4724> (EPA)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체크인 카운터로 향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태국 정부가 자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수 의료비가 누적된 데다 관광객 수마저 회복세가 꺾이자, 양적 성장 일변도였던 태국 관광 모델을 손질하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채널뉴스아시아(CNA) 등에 따르면 태국 보건부는 외국인 환자가 지불하지 않은 의료비가 연간 최소 1억 바트(약 4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휴양지 푸켓과 북부 치앙마이 등 관광 거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필수 진료는 환자의 지불 능력과 무관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의료 윤리 원칙 탓에, 일부 중증 환자의 경우 비용이 수백만 바트까지 불어나도 병원이 그대로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솜룩 보건부 사무차관은 방콕포스트에 "문제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을 설계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보장 범위와 시행 방식은 관계 부처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무화 시점이나 최저 보장 한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정책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처음 거론됐지만, 의무 보험이 "입국 문턱을 높여 관광객 유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그동안 후순위로 밀려왔다. 흐름을 바꾼 것은 흔들리는 관광 지표다. 태국을 찾은 외국인은 2025년 3290만 명으로 여전히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2024년에 견주면 7.2% 줄었다. 팬데믹 회복 이후 첫 감소인데 올해도 이런 감소세가 이어지자 "숫자에만 의존하는 성장 모델로는 더 이상 곤란하다"는 인식이 정·관계와 업계 안에서 퍼진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떠안아 온 의료·인프라 등 매스 투어리즘 유지 비용을 관광객에게도 분담시키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것도 같은 흐름에서다.

관광 정책 분석가 게리 보워맨은 "팬데믹 이전 태국 관광이 빠르게 성장하도록 받쳐 준 전제들은 거의 사라졌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시장을 크게 흔들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변화한 환경 속에서 관광 산업의 방향을 다시 짜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정책을 시행하면서 입국 절차를 거추장스럽게 만들지 않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시행 방식이다. 태국 여행업계도 의무화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검증 절차가 까다로워지면 동남아 경쟁국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경계한다. 타나폴 치와랏타나폰 태국여행업협회(ATTA) 회장은 "민간에서도 이런 정책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면서도 "검증 체계가 불투명하거나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면 여행자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태국 여행이 더 복잡해졌다는 인식이 퍼지면 가격에 민감한 여행자, 즉흥적인 단기 방문객, 인접국에서 오는 단체관광 수요가 가장 먼저 흔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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