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나무 한지, 대나무·실크실·동양화 물감·아크릴·먹 등, 40×49.5㎝, 2000, 그림 김진목, 방패연 제작 리기태 Collaboration
방패연 속 '상사상애'는 그리움과 사랑이 한 몸으로 엉킨 이름이다. 화면을 가득 채운 코발트빛 발바닥 형상은 누군가를 향해 끝없이 걸어가던 그 발자국을 용감하고 씩씩하게 불러낸다. 굵고 대담한 묵선(墨線)이 형상의 윤곽을 힘있게 감싸 안고, 그 안으로 금빛과 녹빛 물감이 밤하늘의 별처럼 흩뿌려져 그리움의 깊이를 화면 가득 뜨겁게 수놓는다.
하늘과 통하는 방구멍은 거센 바람도 고요히 품어 연을 떠받치듯, 사랑 또한 그리움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비로소 완성됨을 조용히 설파한다. 디자인 작가 김진목은 발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형상을 통해, 사랑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묵묵히 걸어온 발길이 차곡차곡 쌓인 것임을 화면 위에 새겨 보인다.
보고 싶어 잠 못 이루던 밤들, 그 모든 그리움이 결국 사랑이었음을 이 작품은 보는 이의 가슴에 뜨겁고 깊게 아로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