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 판매 넘어 누구나 그림 시작할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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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도봉구 도봉동에 위치한 화방넷 본사에서 만난 김현욱 화방넷 부대표는 회사를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그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느끼는 막막함을 줄이는 게 지금 화방넷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화방넷의 시작은 김현욱 부대표의 아버지인 김견남 대표에게서 출발한다. 홍익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86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그루터기 미술학원'을 운영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건 재료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었다. 그는 직접 재료를 구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경험은 2005년 온라인 미술용품 플랫폼 화방넷 창업으로 이어졌다.
김 부대표 역시 화방넷과 함께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학원과 화방을 오갔고 대학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물류와 CS(고객응대), 상품 등록 등 운영 전반을 경험하며 사업 구조를 익혔다. 현재는 약 8년째 운영 부문을 맡고 있다.
그가 운영 전면에 나서면서 화방넷의 방향도 달라졌다. 전문가·전공자 중심이던 미술 시장에 취미·입문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젊은 층이 늘어나자 화방넷은 콘텐츠 중심 전략을 강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컬러링북과 오일파스텔이다. 대중에게 낯설었던 재료와 장르를 먼저 콘텐츠로 소개하고 사용법을 알리며 시장 자체를 키웠다. 상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 셈이다.
영상 콘텐츠도 같은 흐름이다. 화방넷 유튜브 채널 '그리다'는 현재 약 2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숏폼 영상을 자사몰에 직접 배치하며 콘텐츠와 구매 동선을 연결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미술 분야는 직접 써보고 경험한 사람이 만드는 콘텐츠의 설득력이 중요하다"며 "결국 중요한 건 사람들이 직접 그리고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화방넷에는 미술 전공 직원 20여명이 근무 중이다.
화방넷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영역은 커뮤니티다. 대표 프로그램인 '드로잉로그 챌린지'는 그림을 꾸준히 그리고 싶지만 혼자서는 이어가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든 참여형 프로젝트다. 매주 새로운 주제가 제시되면 참가자들은 앱에 그림을 올리고 서로의 작품에 반응을 남긴다.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는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로, 현재 15기째 운영 중이며 누적 작품 수는 1만개를 넘어섰다.
메신저 기반 오픈채팅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이용자들이 재료 경험과 사용 후기를 자유롭게 공유한다. 특정 재료의 사용감이나 활용 방법, 추천 제품 등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가며 화방넷은 이 과정에서 수요를 읽어낸다. 커뮤니티에서 관심을 끈 제품을 들여와 판매로 연결한 사례도 있다.
작가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시작한 '페인터즈' 프로그램은 현재 약 80명의 작가와 함께하고 있다. 연간 3000만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작가 활동을 돕고 브랜드 협업도 연결한다.
20년 가까이 쌓아온 업력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누적 회원 34만 명, 누적 주문 300만 건, 누적 리뷰 80만 개를 기록한 화방넷은 현재 약 30개 카테고리의 미술용품을 취급하는 국내 대표 온라인 미술용품 커머스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카페24와의 협업도 있다. 화방넷은 카페24의 전문적인 컨설팅과 쇼핑몰 데이터 기반 광고 운영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 유입 경로를 다각화하고 있다. 단순 광고 집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유입 흐름과 구매 전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그 결과 광고 전환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화방넷은 이를 바탕으로 외부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몰 중심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김 부대표는 "아버지 세대의 화방넷이 좋은 재료를 누구나 쉽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누구든 그림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드는 단계로 가고 있다"며 "재료를 판매하는 회사를 넘어 창작 생태계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