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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주, 6주 시총 3조8000억달러 급증…버블 경계 속 반도체 부족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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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11. 12:06

미국 반도체 기업 시총 6주 새 3조8000억달러 증가…인텔 올해 239%·샌디스크 558% 상승
AI 에이전트 확산에 수요 GPU서 CPU·메모리로 확대…마이크론 매출 7배 전망
공급 부족, 수년 지속 전망...과열 경계
USA-STOCKS/
5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로이터·연합
인공지능(AI) 수요 폭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지난 6주 동안에만 약 3조8000억달러(5596조원) 증가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239% 급등하며 26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샌디스크는 올해 558% 올랐다. 지난해 5월 9일 대비로는 샌디스크 4039.7%,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769.8%, 인텔 483.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WSJ는 AI 기업들의 연산력 수요가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로 확산되면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대규모 이익과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 S&P500 반도체 6주 시총 3조8000억달러 증가…SOX, 2000년 이후 최고 6주 성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최근 6주 성과는 2000년 3월 10일로 끝나는 기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WSJ가 전했다. 팩트셋(FactSe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9일 대비 인텔 주가는 올해 1월 2일 83.8% 오른 뒤 5월 1일 365.1%, 5월 8일 483.2%로 상승 폭을 확대했으며 닷컴 버블 시기인 26년 전에 기록한 전고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샌디스크는 5월 8일 기준 4039.7%, 마이크론은 769.8%,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iShares Semiconductor ETF)는 168.3%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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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AFP·연합
◇ AI 에이전트 확산에 반도체 수요 CPU·메모리로 확대…마이크론 매출 155억→1070억달러 전망

WSJ는 연초를 전후해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이 에이전트 역량으로 주목받으면서 반도체 수요 구조가 GPU 중심에서 CPU·메모리 반도체 전반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가동되며 대용량 데이터를 지속 생성하는 특성상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확대됐고, 각종 반도체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올해 회계연도 매출은 2023년 155억달러(22조8000억원)에서 1070억달러(157조500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이 770억달러(11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WSJ가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770%에 육박하는 주가 상승으로 마이크론은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됐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의 8.9배로 S&P500 평균 23배보다 낮아 저평가 논거가 제기된다고 WSJ는 전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 데니스 치솔름 양적 시장전략 담당 이사는 "지금 이례적인 점은 실적 성장세가 이토록 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인텔, 애플 위탁생산 예비합의 보도 직후 14% 급등…SOXL 1년 1200% 상승

WSJ가 인텔이 애플과 반도체 위탁생산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한 8일, 인텔 주가는 하루 만에 14% 급등했고, 마이크론도 15.5%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 확대되면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 플랫폼의 지난 한 주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 10개가 대부분 반도체 기업과 반도체 ETF인 SOXL로 채워졌다고 WSJ는 전했다.

SOXL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반도체지수 하루 등락률을 상승·하락 양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파생상품 활용 레버리지 ETF로, 지난 1년간 약 1200% 상승해 레딧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수익 인증 게시물이 쇄도하고 있다.

재너스 헨더슨 기술·혁신 펀드의 조너선 코프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술 기업들이 손에 넣을 수 있는 반도체와 컴퓨팅 자원을 모두 사들이는 '토지 쟁탈전(land grab)'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반도체 공급 부족 '수개월 아닌 수년' 전망…닷컴버블 경고와 실적 기반 차별론 공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급증하는 수용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섰지만, 여러 병목으로 주요 공급 부족이 수개월이 아닌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닷컴 버블 당시 수익이 미미하거나 없었던 반면, 현재는 강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PHLX 반도체지수의 6주 성과가 닷컴 버블 절정기와 흡사하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 특유의 호황·불황 반복(boom-bust) 사이클도 경계하고 있으며, 일부는 장기 수요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밸류에이션(주가 적정성)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봤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세일즈·트레이딩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광기 어린' 움직임은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썼다고 WSJ는 전했다.

브로드컴과 대만 TSMC에 10년 이상 투자해 최근 수년간 S&P500을 웃도는 수익을 거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퇴직 변호사 피터 파인버그(64)는 올해 반도체주 상승세가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파티는 경찰이 들이닥치기 30분 전이 절정"이라며 "투자자에게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엔 다르다'"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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