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도 공급망·시장심리 관리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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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1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이란 정세를 반영한 원유·석유 관련 제품 조달 문제와 관련해 "각국으로부터의 대체 조달을 통해 일본 전체로 필요한 양은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에게 에너지 사용 절약을 요청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국민에게 한층 더 추가적인 절약을 부탁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생활, 의료, 산업경제를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위기 속에서도 국민 소비와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메시지는 피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겠다"며 중동 정세를 계속 주시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절약 요청을 보류한 것은 단순히 낙관론을 펴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절약 요청은 정부가 공급 부족을 인정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경우 가솔린과 등유, 석유화학 원료 등의 사재기와 선제 조달이 늘고, 기업 현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국민과 사업자의 과도한 매입을 막기 위해 전년 같은 달과 같은 수준의 조달을 기본으로 하도록 주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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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보다 공급망 관리 택한 일본
페르시아만에 머무는 일본 관련 선박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든 선박의 하루라도 빠른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외교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위기가 단순한 유가 문제가 아니라 해상수송과 산업 공급망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한국에도 시사점이 크다. 한국 역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상당 부분을 중동 항로에 의존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정유, 석유화학, 항공, 물류, 제조업 전반에 충격이 번질 수 있다. 이때 정부가 가장 먼저 국민 절약을 강조하면 단기적으로는 위기 대응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시장에는 공급 부족 신호로 읽혀 불안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한국도 일본 사례를 단순히 "기름 아끼라 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다. 핵심은 에너지 위기 때 정부 메시지의 순서다. 대체 원유 조달선, 정유사별 재고, 항공유·경유·나프타 등 품목별 수급, 석유화학 원료 공급 전망을 먼저 점검하고 시장에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국민 절약 요청은 마지막 단계의 비상 카드에 가까워야 한다.
일본은 중동 위기 속에서 석유제품 필요량은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경제 정상 가동과 시장심리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도 에너지 안보를 단순한 절약 캠페인이 아니라 공급망 관리와 불안심리 차단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위기 때 필요한 것은 공포를 키우는 구호가 아니라, 어디서 무엇을 얼마나 들여오고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관리 능력이라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