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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HMM 부산행 ‘幕前幕後’…“순항 열쇠 정부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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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6. 05. 11. 16:32

HMM 본사 이전 주주총회 성료
파업 막았지만…'반쪽 이전' 숙제
"직원들, 정부 후속 대책 촉각"
HMM의 9000TEU급 컨테이너선 (출처 HMM)
HMM의 9000TEU급 컨테이너선./HMM
최근 열린 HMM 부산 이전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두고 '대승적 결단'이라는 찬사가 나옵니다.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직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컸지만, 주총 직전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하며 안건이 무난히 통과됐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직원들이 부산행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해석한다면 오산입니다. 업계 안팎에선 노조가 정부 정책 기조와 경영 안정성을 고려해 한발 물러선 측면이 크다고 평가합니다.

HMM은 한국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를 대주주로 둔 만큼 정부 입김이 강한데요.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 역시 최근 부산으로 이전했을 만큼 정부의 '부산 해양수도' 구축 의지는 강합니다. 사내에선 "부산 이전은 현실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아니겠느냐"는 인식이 공유됐다는 전언입니다.

또 이번 갈등 봉합엔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주효했다는 후문인데요.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해 파업이 현실화하면, 해상의 배는 어느 해역으로도 화물을 운반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글로벌 화주들의 신뢰를 잃을 시 중장기 실적에 치명타가 될 수 있죠.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향후 부산 이전의 성패는 정부와 부산시가 HMM의 현지 정착과 인프라 문제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HMM 직원은 "정부 주도로 민간기업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한 전례가 없다보니, 직원들은 회사의 미래와 처우와 관련해 불안이 크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후보들이 내놓는 지원책이나 해양수산부의 후속 대책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원대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담은 고스란히 HMM과 직원들에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노사 세부 협상 과정에서 다시 진통이 불거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미 일각에선 핵심 인력은 서울에 남기고 일부 인원만 부산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반쪽 이전' 우려도 제기 되는데요. 만약 상당수 직원들이 협상에 불만족해 회사를 떠난다면 업무 공백과 추가 비용 부담 역시 불가피합니다.

HMM은 부산을 향해 이제 막 첫 발을 뗐을 뿐입니다. '부산 해양수도'라는 사명을 짊어진 HMM이 순항할지, 곳곳의 암초를 만나 좌초할 지는 정부가 어떤 바람을 불어넣을지에 달렸습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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