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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찍고, 인력 줄이고, 책임경영까지”…롯데건설, 재무구조 개선에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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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5. 12. 15:53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에 PF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 지속
지난해 회사채 미매각 전례…ABS 등 자금 조달 수단 다변화
계열사 주식 처분 및 채권 담보로 유동성 대응
자구책에 PF 우발채무·부채비율 등 개선세
롯데건설 사옥 전경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롯데건설 사옥 전경./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 여파로 최근 몇 년간 제기된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내부 비용 절감, 계열사 신용보강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와 PF 시장 위축 속에서 재무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고, PF 우발채무에 대한 시장 우려도 확대된 영향이다.

회사는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금 조달 수단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11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전량 미매각되면서 시장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최근에는 준공 예정 사업장의 공사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를 발행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회사는 향후에도 유사한 구조의 ABS 발행을 통해 시장성 자금 조달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보유 자산 매각도 병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동성 확보와 재무 안정성 개선을 위해 해외 계열사인 롯데 프라퍼티 하노이 싱가포르 지분 전량을 롯데쇼핑에 매각해 약 370억원을 확보했다. 롯데 프라퍼티 하노이 싱가포르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자금 확보와 함께 조직 효율화와 책임 경영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장기 근속자와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대상자에게 최대 기본급 30개월치의 퇴직위로금과 특별위로금 30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임원진도 급여 삭감에 동참했다. 오일근 대표이사 부사장은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했고, 전무 이상 임원은 20%, 상무 이하 임원은 10%씩 급여를 줄이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희망퇴직이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니라 기존 역삼각형 조직 구조 개선과 인력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신입사원 채용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인력 구조 재편에 무게를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임원 급여 삭감 역시 단순 비용 절감보다는 책임 경영 강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는 롯데건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매입하는 비계열 특수목적법인(SPC)의 투자계약과 관련해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두 차례에 걸쳐 총 7000억원 규모의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SPC가 투자계약상 원리금을 상환할 재원이 부족할 경우 이들 계열사가 부족 자금을 SPC에 대여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롯데건설은 자본성 자금을 확보하고, 계열사는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회사 보유 부동산과 사업장 후순위 수익권, 공사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총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캐피탈, 롯데정밀화학, 호텔롯데, 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가 보증에 참여하며 자금 조달 안정성을 높였다.

이 같은 자구 노력과 계열사 지원에 힘입어 롯데건설의 재무 건전성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2022년 말 약 6조8000억원 수준이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3조1538억원까지 감소했다. 전년 동기 3조6342억원과 비교하면 약 13% 줄어든 수치다.

부채비율 역시 낮아지고 있다.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2022년 265%에서 2023년 235%, 2024년 196%, 지난해 187%로 꾸준히 하락했다. 매출원가율은 2022년 86.9%에서 2023년 91.6%, 2024년 93.5%로 상승했지만, 지난해에는 92.8%로 소폭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PF 리스크 관리와 사업 구조 재편 작업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건설은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재무·구매·원가관리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집중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PF 우발채무를 2조원대 초반까지 축소하고 부채비율도 150%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며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올해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주부터 분양까지 철저한 검토를 바탕으로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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