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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모험자본 키우라면서 RWA는 그대로…은행계 증권사의 ‘기울어진 IB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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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5.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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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업계의 초대형 투자은행(IB) 경쟁 전선이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기업금융, 해외 대체투자 등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수익이 살아나면서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하며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할 확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가를 받았다고 해서 운용 여력도 같은 것은 아닙니다. KB증권이나 NH투자증권처럼 은행지주 계열에 속한 증권사는 지주 전체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틀 안에서 자본을 써야 합니다. 증권 자회사의 기업금융·대체투자 자산 확대가 지주 차원의 자본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에 적용되는 바젤 건전성 규제가 자본 운용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생산적 금융 공급 기능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든 증권사가 순자본비율(NCR) 규제를 받는 가운데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는 지주 연결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까지 관리해야 해, 바젤 규제가 실질적인 구속 조건으로 작동한다는 설명입니다.

대표적으로 IMA 사업자를 비교해 보면 은행지주에 속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자본 확충 이후 조달 여력과 운용 자산 배분을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반면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은 IMA 인가 이후에도 지주 차원의 자본 배분과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틀 안에서 운용 여력을 조정해야 합니다.

금융지주들이 증권 계열사에 배분되는 RWA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KB·신한·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증권 계열사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자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쏠리지 않고 혁신기업·벤처기업 등 생산적 영역으로 공급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모험자본은 본질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2022년 이후 비은행지주·금융복합기업집단 계열 증권사는 총위험액과 영업용순자본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은행 지주 계열 증권사는 총위험액 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과 환율 상승에 따른 RWA 증가가 맞물리면서 은행 지주 계열 증권사가 BIS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자산 축소 압박을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인가 확대와 규제 완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조달한 자금을 실제로 기업금융 자산에 넣을 수 있도록 지주계 증권사의 RWA·BIS 부담을 완화하거나, 증권업 특성에 맞는 위험가중치 산정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불리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룹 신용도와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투자자 모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기업금융에서도 지주 계열 네트워크를 활용한 딜소싱 역량이 경쟁력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초대형 IB 경쟁의 무게중심이 조달 능력에서 운용 능력으로 옮겨갈수록 안정성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습니다. 은행계 증권사에도 발행어음과 IMA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요구하면서 지주 차원의 자본규제 부담을 그대로 둔다면 출발선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험자본 확대라는 정책 취지를 살리려면 인가 확대와 함께 증권업 특성을 반영한 자본규제 정비도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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