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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더위, 대응은 제자리…온열질환 감시체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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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5. 12. 18:16

감시체계 ‘표본감시’ 수준
온열질환 8년간 2만1352명·사망 192명
예측모델 고도화…“선제적 건강보호 체계 강화”
[포토] 대형 그늘막서 더위 피하는 시민들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대형 그늘막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기후변화로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처음으로 '온열질환자 발생 예측정보'를 공개하기로 했지만 정작 온열질환 감시체계는 일부 응급실에서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폭염 피해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만큼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법적 기반과 전국 단위 감시체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건강위해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온열질환자 발생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상청과 공동 개발한 예측 시스템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4단계로 나눠 안내하는 방식이다.아울러 과거 환자 발생 정보와 기온, 습도, 풍속, 열대야 여부 등을 함께 분석한다.

정부가 이 같은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폭염 피해가 이미 통상적인 계절 재난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과 6월은 각각 50%, 7월은 60% 확률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6월 평균기온은 22.9도로 평년보다 1.5도 높아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사망자 역시 2018년 48명, 지난해 34명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8년간 누적 온열질환자는 2만1352명, 사망자는 192명에 달한다.

문제는 이런 폭염 피해를 관리하는 감시체계가 여전히 '표본감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는 전국 약 500개 응급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된다. 법적 근거나 별도 예산 지원 없이 운영되다 보니 비참여 의료기관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내 기후보건 연구 기반도 충분하지 않다. 질병청과 단국대 연구진이 발표한 '국내 기후보건 연구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06~2023년까지 국내 기후보건 관련 연구논문은 총 72건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폭염 노출과 사망률 분석에 집중돼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취약계층과 지역별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시 감시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질병청도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제2차 질병관리청 기후보건 중장기 시행계획'에는 폭염·한파 감시체계 고도화와 온열질환 발생 예측모델 구축이 핵심 과제로 포함됐다. 질병청은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해 시도별 온열질환 위험등급을 예측하고 있으며, 올해는 최신 자료를 반영해 모델을 고도화하고 시범운영을 확대하고, 예측 기반 대응체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올해부터 추진하는 온열질환자 발생 예측정보와 관련해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사전에 줄이기 위한 선제적 예방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기상청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건강보호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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