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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고령화’ 넘어 ‘시니어빌리티’(Seniorbility)시대… 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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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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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칼빈대학교 글로벌 문화산업 경영학과 교수
우리는 인구 구조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관성처럼 '고령화(Aging)'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최전선에서 관찰되는 현상을 들여다보면, 사람이 단순히 나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지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돌파하며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이다. 해당 통계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은퇴 연령이 지났음에도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현역'인 셈이다.

나아가 통계청의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를 살펴보면, 55~79세 고령층 경제활동인구 역시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들 중 약 70%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동적인 노년층의 모습은 사라지고, 탄탄한 경제력과 멈추지 않는 열정을 바탕으로 활기 넘치는 라이프 스타일을 영위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소비 시장의 거대한 주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교육 및 여가 산업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사례들은 이러한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구몬 등 학습지 업계에서는 5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구독 서비스인 '액티브 라이프'를 선보여 단기간에 1만 과목 이상 신청을 돌파했다. 이들은 외국어나 한자, 두뇌 발달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해 공부하며 지적 호기심을 채운다.

은퇴 이후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의 수동적인 패키지 효도 관광을 넘어, 필리핀이나 유럽 몰타 등으로 훌쩍 떠나는 '시니어 어학연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50대 이상 전용 클래스나 1:1 맞춤형 코스에 등록해 오전에는 다국적 동년배들과 영어 회화를 배우고, 오후에는 골프를 치거나 현지 문화를 여유롭게 체험한다.

누구의 부모가 아닌 온전한 '나'를 위한 휴식과 자기 계발을 결합한 '한 달 살기'에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는 거시적인 경제 지표로도 증명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예측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72조원에서 2030년 무려 168조원 규모로 2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서도 65세 이상 가구의 소비가 과거 의료비나 생계유지 중심에서 벗어나 '오락·문화' 및 '교육' 부문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돈과 시간, 마음의 여유를 모두 갖춘 시니어들이 온전한 '나'를 위한 투자와 자기 계발에 지갑을 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야 한다. 과연 '시니어빌리티(Seniorbility)'란 무엇인가? 시니어빌리티는 단지 나이가 드는 물리적 단계를 넘어, 더 젊게 사고하고, 끊임없이 배우며, 새로운 경험을 갈망하는 시니어들의 '능력'이자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제 기업과 시장은 시니어빌리티를 핵심 동력으로 삼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때다. 기존의 실버 산업이 수동적인 돌봄이나 복지 차원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이들의 능동적인 소비와 지적 호기심, 문화적 욕구를 세밀하게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낡은 격언이 이제야 비로소 비즈니스 현장에서 완벽한 통계적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시니어빌리티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들의 멈추지 않는 열정과 배움의 욕구에 제대로 응답하는 비즈니스만이 168조원 규모로 커질 넥스트 마켓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교수는…
연세대학교 국제경영학 석사 졸업 후 JW그룹 인재경영팀에서 인사평가·기획·보상 업무를 담당. 이후 경희대학교 국제경영학 박사 취득(학업우수상 수상). 현재 칼빈대학교 글로벌문화산업경영학과 교수, 칼빈혁신산업단 부단장. 임파워링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코피티션 경영전략 등 다수의 논문 집필. 주요 연구 분야는 경영혁신전략, 코피티션전략.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현정 칼빈대학교 글로벌 문화산업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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