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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부터 유영국까지…거장전으로 물든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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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6.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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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회화 흐름 조망하는 전시 잇따라
김환기 우주 전시 전경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 전시된 김환기의 '우주'(05-IV-71 #200). 원래는 두폭의 캔버스를 각각 세로로 걸어 정사각형으로 된 작품이지만 최초 소장자 김마태 박사의 소장 방식대로 가로로 길게 전시했다.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이 미술관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환기의 '우주'를 앞세운 특별전부터 박수근·이인성을 조명한 국립현대미술관 상설전, 유영국 대규모 회고전까지 한국 현대회화의 흐름을 조망하는 전시가 잇따라 열리면서다.

눈길을 끄는 전시는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현대회화 하이라이트: 모더니즘과 도전'이다. 전시의 중심에는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가진 김환기의 대표작 '우주(05-IV-71 #200)'가 있다.

1971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두 폭의 대형 캔버스를 이어 만든 전면점화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화면을 가득 채운 푸른 점들은 밤하늘의 별처럼 번져나가며 끝없는 우주의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환기 블루'로 불리는 청록빛 색채는 김환기 예술세계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품은 2019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32억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당시 작품이 해외에 머물 가능성이 제기되자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이 직접 낙찰받아 국내에 들여온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원래 세로 형태였던 작품을 최초 소장자의 방식대로 가로로 길게 설치했다. 관람객은 신안의 밤바다가 수평선처럼 펼쳐지는 듯한 감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김환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우환의 '바람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다이얼로그' 연작을 비롯해 박서보의 '묘법', 하종현의 '접합', 정상화의 격자 추상, 김창열의 물방울 회화 등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광복 이후 한국 현대회화가 구축해온 추상성과 수행적 미학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구성이다.

박수근의 춘일 국립현대미술관
박수근의 '춘일'.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도 상설전 개편을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 재조명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근현대미술 I·II' 전시를 새롭게 단장하며 전체 작품의 약 4분의 1을 교체했다.

이번 개편에서는 기존 오지호·이중섭 대신 이인성과 박수근의 '작가의 방'이 새롭게 마련됐다. 이인성의 공간에서는 근대기 한국 화단의 세련된 색채 감각을, 박수근의 공간에서는 전후 서민들의 삶과 풍경을 담아낸 독창적 화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유영국 전시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탄생 110주년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탄생 110주년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새롭게 시작한 '한국 근대 거장' 시리즈의 첫 전시다.

유영국은 산과 바다를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와 강렬한 원색으로 재구성하며 한국 추상미술의 독자적 언어를 구축한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1930년대 초기 실험작부터 말년 작품까지 170여 점이 출품돼 그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기술이 창작의 개념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직관과 회화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역사적 성취를 오늘의 감각으로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국 서울시립미술관
유영국. /서울시립미술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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