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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축구를 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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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6. 01. 11:00

화면 캡처 2024-01-07 092216
김성환 문화부장
월드컵은 온 국민을 하나로 엮는 축제다. 세대 불문하고 성별 상관없이 모두를 열광하게 만드는 것 중에 이 만한 게 또 있을까 싶다.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열흘 남짓 남았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느라 치열하게 대립했던 갈등, 결과를 두고 벌이는 날선 공방을 월드컵이 모두 해소하길 바란다. 마침 대진도 괜찮다. 조별리그 A조에 속한 한국의 FIFA 랭킹은 25위. 같은 조에서 멕시코(15위)를 제외하면 체코(41위), 남아공(60위)을 상대로 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생각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면 '느슨한 연대감'이라도 생길 기회가 그만큼 많아질 것이므로.

무르익지 않은 분위기는 아쉽다. 월드컵 개막이 코앞인데 거리의 열기와 사람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다. 이유는 많다. 선거를 둘러싼 정치 뉴스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했기에, 중동 정세 불안과 경제 위기로 국민의 마음에 여유가 없어졌기에, 삼성전자 총파업 같은 굵직한 현안이 사회적 관심을 빨아들였기에, KBS와 JTBC만 중계에 나섰기에….

무엇보다 2년 전 쌓인 앙금이 풀리지 않았다는 데 동의한다. 2024년 7월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혼란과 불신이 남긴 생채기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장에 나란히 출석했던 장면은 한국 축구가 국민의 신뢰를 얼마나 잃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감독 선임 절차는 불투명했고 수장의 협회 운영은 독단적이었다. 팬심은 돌아섰고 시간이 흐르면서 비판은 무관심이 됐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마다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찼던 '한국 축구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최근 5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한 것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팬들의 냉담을 돌리기 위해 결전을 앞둔 축구대표팀에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는 축구인들의 호소가 나온다. 국가대표팀은 국민 모두의 팀이니 응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 다만 부당했던 과정들이 월드컵 결과에 따라 두루뭉술하게 묻혀버릴까 안달 나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 축구의 '전설'로 꼽히는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는 "즐거움이 없는 축구는 영혼이 없는 몸과 같다"고 했다. 축구는 즐기기 위해 존재하고 결과보다 과정에 방점이 찍힌다. 지난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 중 축구로 위로 받은 이가 적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지 한국 축구가 즐거움이 아닌 불편한 대상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월드컵, 축구가 다시 우리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 되기 위해서는 이번 월드컵 결과에 상관없이 진정성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에 나서야 한다.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 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오직 경기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런 환경이라야 팬들은 다시 뜨겁게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을 거다.

지난 달 북중미 월드컵 최종명단 발표 당일 골프장에서 목격되며 다시 비판의 중심에 섰던 정 회장이 드디어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물러나기로 했다. 한국 축구 경영 수장 자리에 오른 지 13년 만이다. 그의 퇴진이 국민에게 축구를 돌려주기 위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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